금융위원회가 금융사의 해외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20억달러 규모의 시중은행 해외 사회간접자본(SOC) 펀드를 만든다. 국내 건설사가 수주한 해외 프로젝트에 시중은행이 공동 대출하고 무역보험공사가 보증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금융위는 16일 제7차 금융개혁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금융사 해외사업 활성화 지원방안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민상기 금융개혁회의 의장은 "저성장·저금리로 바뀌는 패러다임에 맞춰 신수익원 창출을 위해 국내 금융사는 해외진출을 확대해야 한다"며 "내년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출범을 계기로 해외 SOC 금융시장 진출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내달 출범을 목표로 하는 해외 SOC 펀드에는 국민·우리·신한·외환·농협은행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시중은행이 국내 건설사와 함께 SOC 사업에 참여하면서 해외 SOC 금융에 대한 경험과 평판을 쌓아 앞으로 AIIB가 추진하는 해외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하자는 취지다.
금융위는 앞으로 20억 달러 규모 내에서 대출펀드를 운영하고 소직 실적에 따라 추가적으로 기금을 마련하고 연기금·증권사 등 참여기관을 혹대한다는 계획이다.
은행 외에 보험사도 장기 해외 SOC금융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해외 SOC금융 지급여력비율(RBC) 산출 기준을 따로 정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자금 지원과 함께 국내 금융사가 해외 현지 당국의 규제로 겪는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외교채널도 확충된다.
베트남·인도·미얀마 등 진출대상국과 정례회의를 개최하고 해외 금융당국에 금유정책 자문관을 파견할 방침이다.
매 분기마다 금융위와 금감원, 각 금융협회와 '해외진출지원 정례회의'를 열어 핵심관리 대상국 선정, 주요 현황 공유, 중장기 계획 수립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밖에 금융위는 해외진출에 거림돌이 되는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현지에서 사업 인허가를 받을 때 필요한 국내 제재기록 회신을 10 영업일 내로 해주기로 했다. 보험사는 당국에 신고만 하면 현지 시장조사를 위해 법인을 설립할 수 있다.
금융당국이 금융사의 글로벌 역량을 평가하는 현지화 평가제도도 개편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현지화 평가제도를 없애달라는 목소리도 있지만, 평가 제도자체는 필요하다"며 "다만, 앞으로는 평가 결과를 개별 금융사에 통보해 부담을 줄여주고 순위에 따라 줄세우는 방식보다는 컨설팅 위주로 평가제도를 운영할 방침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