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신라호텔에서 개최된 제6회 아시안리더십 컨퍼런스 개회식에서 "아시아 지역이 커다란 성장 잠재력을 지니고 있지만 북한이 핵위협과 도발, 고립으로 성장의 혈맥을 가로막고 있는 한 진정한 아시아의 안정과 발전은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러한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를 해결하고 개혁과 개방으로 이끄는 것이야말로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중요한 열쇠"라며 "한국은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일관된 원칙을 갖고 단호하게 대처하면서 북한이 국제사회와의 교류·협력을 통해 정상적인 발전의 길을 걷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박 대통령은 "십리를 갈 때는 신발 끈을 매고 백리를 갈 때는 가방을 챙기고 천리를 갈 때는 같이 갈 친구를 챙긴다는 말이 있다"며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과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역내 주요 국가들이 경제·문화교류의 역동성을 토대로 전통적 갈등의 고리를 벗어버리고 연성이슈부터 대화와 협력을 시작해 나간다면 점차 동북아시아를 소통과 화합의 무대로 바꿔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동북아에서 시작된 화합의 기운이 대륙 전체로 뻗어나가 유라시아를 하나의 대륙으로 연결시킬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저는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이루는 첫 걸음은 남과 북의 주민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데에서 시작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지난해 3월 독일방문에서 남북 주민의 인도적 문제 해결, 민생인프라 구축, 남북한 동질성 회복 등을 골자로 해 발표한 드레스덴 구상도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평생을 고통 속에 살아오신 고령의 이산가족들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북한에 지속적으로 이산가족 상봉 재개를 촉구하는 한편 올해 내에 남한 이산가족 1만6000여명의 영상편지 제작을 마무리하고 앞으로의 상봉과 사후 혈연관계 확인을 위해 필요한 유전자 검사 사업도 조기에 완료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제사회, 국내외 민간단체와 힘을 모아서 북한의 산모와 영유아를 위한 지원을 체계적으로 실시하고 북한 장애인들에 대한 지원 사업에도 착수하는 등 인도적 지원을 꾸준히 확대해나갈 것"이라며 "북한도 도발과 대결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하루 속히 대화의 장으로 나와서 우리와 국제사회가 내미는 손을 잡아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카자흐스탄이 핵을 포기하고 경제성장의 길을 걷고 미얀마와 베트남, 쿠바, 이란 등이 개방의 물결을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은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라며 "당장은 북한의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처럼 보여도 아시아의 리더들이 '내'가 아닌 '우리'의 마음으로 함께 노력하고 신뢰와 협력의 자세를 지켜나간다면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반드시 이뤄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