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18일 광주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한 가운데 공무원연금개혁안을 둘러싸고 경색된 여야 관계에도 온기가 돌지 귀추가 주목된다.
두 대표는 이날 오전 기념식에 참석해 나란히 자리에 앉아 웃으며 담소를 나누는 장면을 보였다.
두 대표의 회동은 지난 6일 국회 본회의에서 공무원연금개혁안 처리 무산 이후 12일 만에 처음 만난 것이라 관심이 집중됐다.
행사 시작 5분 전 도착한 김 대표는 먼저 도착해 있던 문 대표에게 밝게 웃으며 다가가 인사했다.
문 대표는 김 대표에 "어제 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의미 있었는데 그런 일이 있어서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전날 5·18 기념식 전야제 참석 과정에서 물세례 등을 받는 등 곤욕을 당한 것에 대해 위로의 말을 전했다.
김 대표는 "국민 통합이 제일 중요한 문제이자 우리 정치인들에게 주어진 최고의 임무"라며 "5·18만 되면 서로 분열되는 상황이 돼 마음이 아프다"고 화답했다.
두 사람은 기념공연으로 '임을 위한 행진곡'이 연주되자 일어나 태극기를 흔들며 같이 제창한 뒤 분향까지 함께 했다.
이날 만남에서는 공무원연금개혁과 관련한 대화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추모식 분위기에서 또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안 좋을 것 같아서 하지 않았다"며 공무원연금개혁 등 현안에 관련한 대화는 나누지 않았음을 밝혔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두 대표의 만남을 계기로 얼어붙은 여야 관계가 회복되는 것 아니냐는 희망 섞인 관측을 내비치고 있다.
실제로 이날 오후 5시 새누리당 조해진 원내 수석부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이춘석 원내 수석부대표는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공무원연금개혁안에 대해 다시 한 번 타협점을 찾는다.
새정치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최근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명기'를 포기할 수 있다고 시사하며 28일 본회의 처리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이에 김 대표 역시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단 기초연금의 경우 "공무원연금과 조건부로 하는 것은 안 되고 별도의 논의기구를 만들어서 하자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김 대표는 문 대표가 이날 취임 100일을 맞은 데 대해 "문 대표가 지난 100일 동안 여러가지 어려움을 많이 겪고 하는데 좀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며 "정치는 협상과 타협인데 이 난마처럼 얽혀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같이 힘을 모으자"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