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대표는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통일경제교실 시즌3'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협상가에게 재량을 주지 않는 협상은 성공할 수가 없다"며 이번 공무원연금개혁 문제에 개입한 청와대를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그러면서 사실상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의 5월국회 내 처리는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협상을 계속해서 일을 성사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10일 청와대 발표 이전 연락을 받았냐는 질문에도 "통보 받은 바가 없다"며 사전 교감이 없었음을 인정했다.
단, 청와대가 이번 국회 합의에 대해 '월권'이라며 비난한 부분에 대해서는 수긍했다. 김 대표는 "주제는 공무원연금 개혁"이라며 "공무원연금 개혁의 내용을 갖고 잘됐느냐 못됐느냐, 어디가 부족하냐 이렇게 얘기를 해야지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은 완전히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싸잡아서 얘기를 하기 때문에 이해가 잘 안 되고 일이 잘 안 풀리는 것"이라며 "공무원연금개혁 특위가 만들어졌고, 그 활동범위는 공무원연금과 관련된 일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데 다른 걸 들고 나와 문제가 생긴 것"이라며 "그러니까 월권이란 말이 맞는 말"이라고 덧붙였다.
공무원연금개혁안 처리 무산 이후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진지한 얘기를 해봤느냐는 질문에는 "그쪽 집안 사정이 복잡한데 지금 이게 귀에 들어오겠냐"고 답했다.
김 대표는 이어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서도 당에게 협상 재량권이 없음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날 본회의에서 소득세법 개정안 등 3개 법안만 처리한 것과 관련, "두 가지 이유인데 하나는 박상옥 대법관 (후보 인준을) 단독으로 했다, 또 공무원연금법 관련이다. 이런 분들(야당)과 우리가 협상을 해나가야 한다"며 "그런 상황에서 협상 재량권도 없고…"라고 언급했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 이에 관해 "국회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희한한 일들이 지금 벌어지고 있다"며 "뭐라 말로 표현할 수 없다. 국민 앞에 정말 참 부끄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유승민 원내대표가 지난 6일 공무원연금법 개정안 처리를 하는 게 박근혜 대통령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힌 데 관해선 "유 원내대표 말이 맞을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취임 100일을 맞은 유 원내대표에 대해서는 "오랜 인연이 있고 과거에도 같이 일했던 사이기 때문에 호흡이 아주 잘 맞는다"며 "(유 원내대표가)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김 대표는 또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단독으로 처리한 것에 야당이 사과를 요구하는 것에 관해선 "사과를 왜 하나. 대법관 공백이 78일인가, 그것도 굉장히 심각하고 중요한 문제"라며 "사과는 맞지 않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