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속 여제' 이상화(26)가 안방에서 열리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출전 결심을 굳히고 이를 위해 캐나다로 떠나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이상화는 1일 인천공항을 통해 캐나다 캘거리로 떠났다. 이상화는 캐나다에서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서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을 이끌었던 케빈 크로켓(41·캐나다) 코치가 꾸린 훈련팀과 함께 훈련을 하게 된다.
2014~2015시즌을 일찌감치 마친 이상화는 3월초부터 고질적인 부상이 있는 무릎 재활에 매달렸다. 그는 캐나다에 도착한 이후 기초적인 체력훈련을 한 뒤 본격적인 스케이팅 훈련에 돌입할 전망이다.
이상화는 "훈련 상황을 고려해 캐나다로 가게 됐다. 2018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하려면 새로운 환경에서 훈련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새로운 것에 도전을 해보고 싶었다"고 캐나다행을 결정한 이유를 밝혔다.
크로켓 코치가 자신과 잘 맞는 코치이기는 하지만 이상화는 오직 훈련 환경을 최우선으로 놓고 내린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첫 번째로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훈련 환경이다. 훈련 환경이 어떻게 변하느냐에 따라 성적에도 변화가 있기 때문에 그 생각만 했다"고 말했다.
이어 "재정적으로 안정적이기 위해서는 한국 팀에 남아야 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 막판에 좋지 않았다. 지난 시즌보다 더 나은 성적을 내려면 환경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간 평창올림픽에 대해 "아직 한참 뒤의 일"이라며 말을 아껴왔던 이상화는 "지난해 세계종목별선수권 대회에서 메달을 따지 못한 것이 동기부여가 됐다"며 "여자 500m 3연패까지는 생각하고 있지 않지만 한국에서 올림픽이 열리는 만큼 일단 도전하고 싶다"고 출전 결심을 굳혔음을 드러냈다.
이상화는 "지난 시즌에 부진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12월까지는 괜찮았다"면서도 "하지만 지난 시즌 막판에 좋지 못했다. 그것도 경험이었다. 평창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이었다"고 설명했다.
올림픽 직후 시즌인 2014~2015시즌에 다소 안일한 생각을 한 것 같다고 털어놓은 이상화는 다음 시즌 목표에 대해 "지난 시즌보다 준비를 많이 하면 더 좋은 기록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한편 9월께 한국으로 돌아오는 이상화는 10월 국가대표 선발전을 치른 후 대표팀과 함께 훈련과 대회 출전을 하게 된다.
◇이상화 일문일답
- 캐나다에 가기로 결심한 계기는.
"2014 소치동계올림픽을 마친 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한 심리적 압박감을 느꼈다. 훈련 상황을 고려해 캐나다로 가게 됐다. 기대가 된다."
- 캐나다에 가는 것이 어떤 면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나.
"국내에서는 어릴 때부터 원래 해오던 훈련을 했다. 앞으로 나갈 올림픽을 위해서는 새로운 환경이 적합하다고 생각했고, 새로운 것에 도전을 해보고 싶었다."
- 캐나다를 선택하게 된 것이 케빈 크로켓 코치와 함께하는 것도 영향을 미친 것 같은데.
"크로켓 코치도 있지만 일단 첫 번째로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훈련 환경이다. 훈련 환경이 어떻게 변하느냐에 따라 성적에도 변화가 있기 때문에 그 생각만 했다."
- 사전에 캐나다 답사를 다녀왔나.
"그렇지는 않다."
- 국내에서 두 팀 정도 제의를 했다고 하는데 캐나다로 떠나면 연봉 같은 것이 없게 되지 않나. 캐나다에 가면 그런 부분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재정적으로 안정적이기 위해서는 한국 팀에 남아야 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 막판에 좋지 않았다. 지난 시즌보다 더 나은 성적을 내려면 환경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 현재의 몸 상태는.
"지난 시즌을 일찍 끝내고 3월초부터 재활을 시작했다. 본 운동에 들어가기 전의 몸 상태를 만들었다. 이제 본 운동을 시작하려고 한다. 몸 상태는 지난 시즌보다 낫다고 본다. 하지만 해봐야 아는 것 아니겠는가."
- 지난 시즌 성적이 저조했던 것이 본인에게 부담이 됐나.
"지난 시즌 성적이 안 좋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12월까지는 잘 탔다. 세계종목별선수권대회에 몸을 잘 맞추지 못해 메달을 따지 못한 것이다. 올림픽 이후 성적이 좋지 않게 마련인데 나는 잘 유지했다고 본다. 그것도 경험이었다. 평창올림픽을 위해 준비하는 과정이었다."
- 캘거리에서 기록이 좋았는데 그곳에서 훈련을 하면 한층 좋은 기록이 나올 것이라고 보나.
"링크가 한국보다 좋다. 기록도 빠르게 나오는 곳이다. 훈련 환경이 내게 맞으니 기량이 올라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준비를 잘 해야 기록도 잘 나올 것이다."
- 변화를 주는 것에 두려움은 없나.
"두려움은 없다. 새로운 도전이라고 생각한다. 많이 설렌다."
- 다음 시즌에 원하는 목표는.
"지난 시즌 막판에 아쉬운 성적을 냈다. 나를 제외하고 지난 시즌 500m 상위권에 있었던 세 명의 선수들과 경쟁을 하게 될 것이다. 헤서 리처드슨, 브리타니 보 등 미국 선수를 목표로 잡았다. 지난 시즌에는 올림픽 직후라 안일한 생각도 한 것 같다. 지난 시즌보다 준비를 많이 하면 더 좋은 기록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 두 번이나 올림픽 금메달을 땄는데 동기부여를 어떻게 하고 있나.
"지난해 세계종목별선수권 대회에서 메달을 따지 못한 것이 동기부여가 됐다. 그것도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나를 이기는 선수가 있어야 나도 그에 맞서서 싸워야겠다고 생각했다."
- 최고의 자리에서 내려오는 것이 정말 견딜 수 없다는 말도 했었는데.
"올림픽 직전 시즌이 아니라서 그러고 싶지는 않다. 중요한 대회에서 잘해야 한다."
- 다른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게 되나.
"다른 선수들도 있는 것 같다. 자세히 모르고 정확히 말하기 힘들다. 내가 운동할 환경만 생각했고, 일단 가봐야 할 것 같다."
- 새롭게 대표팀을 맡은 에릭 바우만 코치보다 크로켓 코치가 편한 것인가.
"바우만 코치는 선수 개개인을 잘 챙겨주는 코치님이다. 전지훈련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 대표 선발전을 통과하면 바우만 코치를 어차피 다시 만나게 된다."
- 선발전을 치른 후에는 대표팀과 훈련하나.
"현재 촌외 훈련 형식이다. 대표팀에 선발되면 대표팀과 함께 훈련하게 될 것이다."
- 평창올림픽 출전도 동기부여의 요인인가.
"여자 500m 3연패까지는 생각하고 있지 않지만 한국에서 올림픽이 열리는 만큼 일단 도전하고 싶다. 메달 생각까지 하고 있지 않지만 자국에서 올림픽이 열리는 기분을 느끼고 싶다."
- 캐나다 훈련을 결정하기까지 크로켓 코치가 어떤 이야기를 했나.
"훈련할 수 있는 여건이 다 갖춰져있다고 했다. 나와 잘 맞는 코치이고, 캐나다는 워낙 환경이 좋다. 그래서 선택하게 됐다."
- 훈련 계획은.
"곧바로 스케이팅 훈련을 할 것 같지는 않다. 일단 몸을 만들고 시작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