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7일 남·북·러 나진·하산 물류사업 석탄운송 시범사업 점검결과 "7부 능선을 넘었다"는 평을 내놨다. 이에 따라 코레일·포스코·현대상선 등 국내 3개 기업 컨소시엄과 북한·러시아 합작사인 '나선콘트란스'간 본계약 협상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통일부에 따르면 나진·하산 물류사업 2차 시범운송 우리측 대표단 18명은 17~23일 북한 나진에서 남·북·러 합동으로 기술적 점검과 관련 협의를 가졌다. 북측에선 철도성·나선시 관계자 등 19명, 러시아측은 철도공사 관계자 5명이 참석했다.
우리측 대표단은 23일 나진·온정간 도로를 거쳐 훈춘을 경유, 중국 연길 공항을 통해 24일 귀국했다.
대표단 일원으로 북한에 다녀온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7부능선 이상은 넘었다. 수송 측면의 점검은 마쳤다"며 "1차 (시범운송)때는 물량이 많지 않아서 공간상 보면 야적장이 비어 있고 유휴장비가 있었는데 이번에는 야적장이 꽉 차고 장비가 모두 동원되고 정신없이 제대로 돌아가는 느낌이 있었다. 많이 체계화됐다는 느낌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철도 관제시설이 보완됐고 항만에서의 하역·선적이 많이 개선된 것으로 파악됐다"며 "애초에 우리측 3사와 러측이 말했던 물량을 충분히 선적·하역할 능력은 됐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나진항에서 나진·하산 물류사업 외에 별도로 중국으로의 석탄수출이 이뤄질 정도로 선적·하역능력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당국자는 "(나진항에)가봤더니 현장에 석탄 15만t이 야적돼있었고 탄종 중에는 우리 것 외에 중국으로 수출되는 다른 탄종도 있었다"며 "꽤 많은 석탄을 수송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고 전했다.
이어 "운영주체인 나선 콘트란스가 항만을 비워두면 적자가 나니까 우리와의 본계약 전이라도 중국이나 다른 지역으로 일부 수출하고 있다"며 "(중국으로 수출하는 석탄은)주로 상해 쪽으로 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남·북·러 석탄운송사업 본계약을 위한 협상도 본격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이 당국자는 "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한·러 사업자간 본계약 관련 협상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본계약 시점에 관해선 "우리측 3사나 러측 모두 빨리하려고 생각은 하는데 검토할 내용이 많아서 늦어지고 있다"며 "3사와 러측, 북측의 의사가 일치돼 합의돼야 하므로 합의가 언제될지를 말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협상 과정에서 석탄 외에 다른 품목의 수송 문제도 다뤄질 가능성이 있다.
이 당국자는 "(석탄 말고)다른 것도 검토할 만하다. 나무 같은 것도 성격에 따라서 할 수 있다"며 "석탄은 다른 화물과 섞이면 오염되므로 오염이 문제가 안 되는 화물은 가능하다고 본다"고 견해를 밝혔다.
다만 본계약 과정에서 가격 경쟁력이 걸림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당국자는 "(러시아)극동항만과 비슷한 정도의 비슷해야 가격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본다"며 "나진항만은 극동항만에 비해 새로 시작하는 단계이므로 경제성이 좋다고 할 수는 없다. 어떻게 가격을 책정하느냐, 그리고 러측과 협상과정에서 어떤 가격구조를 가질 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2차 시범운송 사업에 따라 포스코가 수입하는 유연탄 4만t을 싣고 올 '인푸'호는 예정보다 늦게 목적지인 광양향에 도착할 예정이다.
인푸호가 상해항의 안개 때문에 3일 정도 늦게 출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푸호는 23일 나진항에 도착해 26일 접안했고 29일 출항할 예정이다. 광양항 도착일은 다음달 1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