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빡빡한 방미 일정을 짠 것으로 나타났다. 잇따르는 발언 기회 속에 아베 총리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역사문제에 관해 진전된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아베 총리는 현지시간으로 26일 오후 미국 보스턴에 도착해 JFK 도서관을 방문하고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만찬을 가졌다.
27일에는 오전에 보스턴 마라톤 테러현장을 방문한 뒤 하버드 케네디스쿨에서 강연을 갖는다. 이후 MIT(메사추세츠공대)를 방문한다. 오후에는 워싱턴으로 이동해 알링턴 국립묘지에 헌화하고 홀로코스트 박물관을 방문한다.
28일에는 오전에 백악관에서 열리는 공식환영식에 참석한 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공동기자회견을 연다. 오후에는 미 국무부를 방문해 조 바이든 미 부통령과 케리 국무장관이 주최하는 오찬에 참석한다. 백악관에서 열리는 공식 만찬도 이어진다.
29일에는 미 상하원 합동연설을 하고 하원의장 주최 리셉션에 참석한다. 이후 상원간담회, 사사카와재단 심포지엄 강연 미 상공회의소 간담회, 미·일 관계자 초청 만찬 등 일정을 소화한다.
30일에는 미국 과학자 초청 조찬을 가진 뒤 샌프란시스코로 이동한다. 이후 벤처경제인 라운드 테이블, 실리콘밸리 간담회, 스탠포드대 일본인 연구자 사진촬영, 실리콘밸리 기업 방문, 글래드스톤 인스티튜트 방문, 캘리포니아 주지사 접견, 일본교류관계자 초청 리셉션 등이 예정돼있다.
다음달 1일에는 LA로 이동해 아시아 소사이어티 주관 오찬 강연회, 미·일 경제포럼, 교민간담회, 일본계 미국인 부대 기념비 헌화, 일본계 미국인 박물관 시찰·리셉션 등이 이어진다.
아베 총리는 2일 일본 정부 청소년교류사업 참가자 간담회를 가진 뒤 도쿄로 귀환할 예정이다.
정부는 아베 총리의 이번 일정에 '박근혜 대통령의 2013년 5월 당시 일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면서도 정부는 아베 총리의 방미 일정 중 발언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베 총리가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 정책의 1개 축인 미·일동맹의 발전을 부각시키는 동시에 역사문제에 관한 진전된 견해를 반드시 밝혀야 한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정부는 벤 로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 에번 메데이로스 미 백악관 아시아담당 보좌관, 25명의 미국 의원들이 '역사를 직시하라'고 주문하고 있는 만큼 아베 총리가 이를 외면하기 힘들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정부는 미국 주요인사들의 압박을 근거로 '아베 총리를 비롯한 일본측이 역사문제 관련 발언의 수위를 놓고 고심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정부는 아베 총리의 방미에 앞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 등 역사문제에 관한 정부의 입장을 재차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