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히 이들은 과거 자신들이 겪은 가족사 등에 이어 현재 부정부패 문제로 정치적인 위기를 겪고 있다는 점까지 비슷하다는 점이 주목된다.
바첼레트 대통령은 칠레의 첫 여성 대통령이다. 우리나라의 첫 여성 지도자가 된 박 대통령과 가장 주요한 공통점이다.
이뿐 아니라 이들 두 정상은 각각 생년이 1951년(바첼레트 대통령), 1952년(박 대통령)으로 비슷한 데다 바첼레트 대통령이 의학을 전공해 박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이공계 출신이라는 점도 같다.
특히 과거 정치적 격변기에 부친을 잃은 점도 공통점이다. 아우그스토 피노체트 대통령 군사독재시절 공군 장성이었던 부친 알베르토 바첼레트는 심한 고문을 받아 1974년에 사망했다. 흉탄에 부친을 잃은 박 대통령과 비슷한 경험을 갖고 있다.
바첼레트 대통령도 이혼 경력으로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아들이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독신인 박 대통령과 비슷한 상황이다.
다만 박 대통령의 경우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군사쿠데타로 장기집권에 나섰던 반면, 바첼레트 대통령의 부친은 군사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피노체트정권에 의한 고문으로 사망했다는 점에서 오히려 정반대의 입장이었다는 차이점이 있다.
또 박 대통령은 보수당 후보로 대선에 나서 2013년부터 집권한 반면 바첼레트 대통령은 중도좌파연합의 후보로 2006년 대통령에 당선된 뒤 지난해 재선에 성공한 점을 볼 때 정치성향에서도 반대편에 서있다.
다만 최근 정치적 입지에서 두 정상은 공교롭게도 유사한 입장에 처해있다.
바첼레트 대통령은 최근 자신의 아들 부부가 비리에 연루된 혐의가 드러나면서 칠레 현지에서 대학생들의 시위가 격화되는 등 난감한 상황을 겪고 있다.
이는 중남미 순방 중에도 국내에서 계속 논란이 되고 있는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로 인해 이완구 국무총리가 사퇴의사를 밝히는 등 부정부패 문제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박 대통령과도 닮아있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