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일군 울산 모비스의 유재학(51) 감독이 "욕심을 내기보다 잘 준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모비스는 26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벌어진 창원 LG와의 2014~2015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5차전에서 78-67로 승리, 3승2패로 LG를 따돌리고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성공했다.
모비스가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것은 전신인 기아 시절을 포함해 팀 통산 9번째다. 9번이나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성공한 것은 모비스가 최초다. 모비스는 전주 KCC(8회·전신 현대 시절 포함)를 제치고 프로농구 역대 통산 최다 챔피언결정전 진출 기록을 다시 썼다.
4강 플레이오프에서 모비스는 예상보다 힘겨운 승부를 펼쳤다. 데이본 제퍼슨의 이탈로 힘이 빠질 것이라 예상했던 LG가 정신력으로 무장하고 나오면서 5차전까지 가는 혈전을 치렀다.
유 감독은 "오늘 경기에서 수비가 잘 됐다. 문태종을 지치게 만들어서 후반에 승부를 내려고 했는데 어느정도 효과를 봤다"며 "문태영, 함지훈의 시간 조절도 되서 공격에서도 효과를 봤다"고 분석했다.
이날 경기에서 전반에 문태종의 체력을 소진시키기 위해 송창용을 스타팅 멤버로 기용했던 유 감독은 "송창용을 선발 출전시킨 것이 통했다고 본다. 문태종이 4쿼터에 슛이 들어가지 않았다"고 전했다.
'벼랑 끝 승부'를 앞두고 선수들에게 정신력을 강조했다고 밝혔던 유 감독은 "큰 경기를 많이 한 선수들이라 내가 이야기를 안했어도 자기들끼리 이야기를 나눴을 것"이라고 믿음을 보냈다.
챔피언결정전에 선착한 모비스는 원주 동부-인천 전자랜드의 4강 플레이오프 승자와 우승을 다툰다. 2승2패로 팽팽히 맞선 동부와 전자랜드는 27일 5차전을 치른다.
만약 이번에도 플레이오프 우승을 일군다면 모비스는 사상 첫 3시즌 연속, 통산 6번째 플레이오프 우승을 맛보게 된다.
올 시즌을 시작하기 전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목표로 잡았다고 계속해서 밝혀왔던 유 감독은 "마음을 비우고 시즌을 시작했다. 시즌 개막 미디어데이 때에는 팀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를 때였다. 시즌을 치르면서 우리 팀보다 안좋은 팀이 많았고, 그래서 해봐야겠다고 생각해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고 되돌아봤다.
유 감독은 "플레이오프도 마음을 비우고 들어왔다. 나이가 많은 선수들이 많아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큰 경기를 많이 해 본 선수들이 있어 여기까지 왔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욕심을 내기보다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어느 팀이 올라왔으면 좋겠냐는 말에 유 감독은 "두 팀이 모두 장점이 분명하다. 동부는 높이가 좋고 전자랜드는 외곽슛이 좋다. 극명한 차이가 있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유 감독은 "전자랜드는 백업 선수들이 많아 선수들을 돌려서 썼다. 한 선수를 30분 이상 뛰게하지 않는다"며 "되려 체력적으로 전자랜드가 우위다. 동부는 경기 내용을 보면 지친 것이 보인다"고 분석했다.
유 감독은 "우리 팀의 경우에는 27일 5차전을 치르고 올라올 상대팀보다 하루 더 쉬게 돼 유리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