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축구][일문일답]슈틸리케 감독 "차두리, 은퇴경기 선발 출전"

태극마크와의 작별을 앞두고 있는 차두리(35·서울)가 울리 슈틸리케(61·독일) 축구대표팀 감독의 배려 속에 마지막으로 그라운드를 누빈다.

슈틸리케 감독은 17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이달 말 우즈베키스탄(27일·대전)과 뉴질랜드(31일·서울)와의 평가전에 나설 명단을 발표했다.

2015 호주아시안컵을 끝으로 대표팀 은퇴 의사를 밝힌 차두리도 포함됐다. 31일 뉴질랜드전을 통해 은퇴식을 치를 예정이었던 차두리는 슈틸리케 감독의 설득 속에 직접 뛰기로 마음을 바꿨다.

슈틸리케 감독은 "그동안 한국에서는 주로 전반전이 끝난 뒤 은퇴식만 하는 소극적인 행사가 이뤄진 것으로 안다. 해당 선수가 현역에서 완전히 은퇴한 경우가 많아 불가피했지만 차두리는 상황이 다르다"면서 "아직 서울에서 뛰고 있어서 발탁했다. 단순한 은퇴식이 아닌 은퇴경기 기회를 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차두리는 우즈베키스탄전은 건너뛴 뒤 뉴질랜드전에만 출전한다. 다른 선수들이 모이는 24일 아닌 뉴질랜드전에 맞춰 29일 합류한다.

슈틸리케 감독은 "차두리는 뉴질랜드전에 선발 출장시키겠다. 전반 끝나기 직전 교체해 관중의 기립 박수를 받을 기회를 줄 것"이라고 구상을 밝혔다.

차두리를 대체할 오른쪽 측면 수비수 자원으로 김창수(30·가시와)만을 뽑을 것을 두고는 "이번 평가전을 통해 라이트백에서 한 가지 실험을 해보고 싶다. 어떤 선수인지, 어떤 실험인지는 당장 말하기 어렵다"고 특정 선수의 포지션 변경 가능성을 시사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공격수 이동국(36·전북)과 김신욱(27·울산)의 제외에 대해서는 출장 시간의 부족함을 이유로 들었다. 이동국은 아예 명단에서 빠졌고 김신욱은 대기명단에 간신히 이름을 올렸다. 두 선수 모두 최근에서 부상을 털어내 정상적인 몸 상태가 아니라는 점이 고려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김신욱은 이동국보다 출전 시간이 많았지만 교체로만 나선다는 점은 몸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이라면서 "만일 부득이하게 (예비명단 선수로)공격수를 교체해야 한다면 김신욱이 아닌 조영철이 유력하다"고 전했다.

◇슈틸리케 감독 일문일답

- 대표팀 명단 배경은.

 "우선 이번에는 호주아시안컵과 비교해 6명의 새로운 선수들을 뽑았다. 이중 김기희와 윤석영은 예전에 대표팀에서 뛰었지만 군사훈련과 부상으로 부득이하게 합류하지 못했던 선수들이다. 나와 실질적으로 처음 함께 하는 선수는 김은선과 김보경, 이재성, 지동원 등 4명이다. 김은선과 이재성은 작년 말 제주도 전지훈련에서 함께 했던 선수들이다. 그때부터 유심히 지켜봤다. 제주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고 K리그에서도 활약이 좋아 발탁하게 됐다. 지동원과 김보경은 실제로 한 번도 보지 못했다. 두 선수는 최근 3개월 사이에 소속팀에서 입지가 긍정적으로 변해서 소집을 하게 됐다. 김보경은 카디프시티에서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는데 위건으로 이적 후 주전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입지를 다졌다. 지동원은 부상으로 출전 횟수가 적었고 도르트문트에서 뛰지 못했는데 아우쿠스부르크로 이적하면서 7경기 중 6경기에서 선발로 나왔다. 직접 기량을 눈으로 확인하겠다."

- 이동국은 아예 빠졌고 김신욱은 대기명단(23명 이외의 선수)에 올랐는데.

 "반대로 질문을 드리겠다. 지금까지 이동국이 몇 분의 출전 기회를 부여받았나. 대표팀이라는 곳은 선택 받은 자들만 들어올 수 있다. 지나치게 대표팀의 문턱이 낮아져서는 안 된다. 김신욱은 이동국과 약간 다른 상황이다. 경기 출전 시간도 길다. 그렇지만 교체로만 나서는 점으로 볼 때 몸 상태가 좋지 않다고 판단했다. 대기 명단에 포함한 것은 그래도 지속적으로 회복을 한다면 긍정적인 메시지를 주고자 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부득이한 상황이 생겨 (예비명단 선수로) 공격수를 교체해야 한다면 조영철이 유력하다. 조영철이 소속팀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출전 시간도 부여받고 있다."

- 포워드는 지동원과 이정협 두 명인데 한 경기씩 나눠서 뛰나.

 "이정협은 아직 소속팀의 공식 경기가 없었다. 이번 주 토요일 첫 경기에서 이정협이 어떤 활약을 보여줄 지 지켜봐야 한다. 지동원은 한 번도 보지 못한 선수이기에 어떻게 훈련을 하는지 지켜본 뒤 계획을 세우겠다. 이번 평가전은 공식 대회보다는 교체수가 많다. 이를 최대한 활용해서 많은 선수들에게 출전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내 목표다."

- 차두리가 포함됐는데 어떻게 활용할 생각인지.

 "명단을 발표하기 전 차두리와 직접 면담을 했다. 차두리는 나에게 분명하게 대표팀 은퇴 의사를 밝혔다. 한국에서는 주로 전반전이 끝나고 은퇴식만 하는 소극적인 행사가 이뤄지는 것으로 안다. 그러나 해당 선수가 현역에서 완전히 은퇴한 경우가 많아 불가피한 점이 있었는데 차두리는 상황이 다르다. 아직도 서울에서 뛰고 있어서 발탁했다. 그래서 단순한 은퇴식이 아닌 은퇴 경기를 부여하고자 했다. 차두리는 A매치에 75회 나서면서 열심히 활약한 선수이기에 이런 자리를 마련하고 싶었다. 대전에서 우즈베키스탄전을 치르고 서울에서 3월29일 오전 재소집한다. 그때 차두리를 부르겠다. 차두리는 31일 뉴질랜드전에 선발 출전 시키겠다.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전반 끝나기 직전에 교체해서 관중의 기립 박수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내가 선수라면 하프타임 때 관중석에서 내려와 꽃다발을 받는 것보다는 은퇴경기를 뛰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그래서 이런 결정을 내렸다."

- 차두리의 공백을 메울 선수를 선발하지 않았는데.

 "이번 평가전을 통해 라이트백 자원에 한 가지 실험을 해보고 싶다. 그것이 어떤 선수인지 어떤 실험인지는 당장 말하기 어렵다. 경기장에서 뛸 선수와 먼저 이야기를 나누고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이 부분은 추후에 이야기하겠다. 양해해달라."

- 김은선과 이재성의 발탁 배경은.

 "김은선은 10월 부임 이후 쭉 지켜봤다. 작년 수원이 좋은 시즌을 보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김은선의 도움이 컸다. 제주에서 지켜봤는데 좋은 모습을 보였다. 시즌 초반에도 잘해서 발탁했다. 이재성은 김민우를 제외하면서 대체 발탁했다. 김민우는 호주에서 5주 동안 함께 했다. 이재성은 많은 활동량과 좋은 움직임을 보였다. 김민우를 대체해 어떤 활약을 보여줄 지 실험할 생각이다."

- 평가전에 대한 느낌은.

 "우리는 아시안컵 준우승으로 호주에 가기 전에 비해 많은 것을 얻게 됐다. 나름 좋은 활약을 보여줬기에 이번 명단에서 큰 변화를 줄 필요가 없었다.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면 달랐겠지만 아직까지 변화의 필요성을 못 느꼈다. 과거에 잘했다고, 친분이 있다고 선수를 선발할 수는 없다. 나아지기 위해 조금씩의 변화는 줘야 한다. 빼어난 기량을 보이는 선수가 있으면 당연히 기회를 줘야한다. 대표팀을 꾸릴 때 조화를 잘 이뤄야한다. 기성용, 구자철, 박주호처럼 경험이 많은 선수가 포함이 되어야 한다. 이 선수들로 하여금 내 축구철학과 지도 방식을 이해시켜서 팀을 리드하게 해야한다. 이재성, 김은선 등 최초 발탁 선수들이 왔는데 큰 변화를 주기는 어렵고 그럴 이유는 없지만 작은 변화는 늘 필요하다. 이번 평가전이 한편으로는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지만 우리 대표팀에는 중요하다. 대표팀 부임 후 총 11번의 A매치를 치렀는데 8승3패의 양호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아시안컵 때 준우승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귀국했을 때 많은 환영 인파가 있었고 환대를 받았다. 선수들이 잘 알 것이다. 모든 것을 경기장에서 보여주면 박수를 받겠지만 반대로 그렇지 못한다면 이른 시일내에 많은 것을 잃을 수도 있다. 그래서 이번 경기들이 중요하다. 실패를 경험한 선수도 있고 아시안컵에서 성공을 경험한 선수도 있을텐데 다들 모두 열심히 해주길 바란다. K리그 경기들을 보러 다니면서 흥행이 잘 되는 것으로 보는데 선수들이 노출이 되고 많은 관중 앞에서 뛰어야 리그의 질이 높아진다. 많은 사람들이 보는데 90분 내내 수비만 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드린다. 아시안컵에서 잘 했기에 많은 관심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 아시안컵 결과가 이번 명단 발표에 어떤 영향을 끼쳤나.

 "아시안컵이 끝난 뒤 세미나를 했는데 그때 지도자에게 보여줬던 영상을 편집해서 선수들에게도 보여줄 생각이다. 팀이 잘 될 때 냉정하게 돌아보며 고쳐야 할 것은 고쳐 야한다. 이근호를 명단에서 제외했는데 사실 아시안컵에서 기대에 못 미쳤다. 지금도 소속팀에서 주로 교체로 나오고 있다. 이근호는 상당히 좋고 예의 바른 선수다. 인간적인 면에서는 나무랄 곳이 없는 선수다. 이런 점만 보면 당연히 발탁해야 하지만 그런 점만으로 대표팀에 선수를 부를 수는 없다. 대표팀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경기장 위에서의 자격을 보여줘 한다. 그를 위해 선수들이 노력해야한다."

- K리그 흥행이 잘 되는데 대표팀 선전의 효과로 보나. K리그 선수들에게 기술적으로는 어떤 조언을 할 수 있을까.

 "대표팀이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면 원하는 바이다. 경기력이나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조언은 충분히 좋은 자질이 있는 지도자들이 많아 특별히 말할 부분이 없다. 분명 스스로가 결과나 경기력에 비판적인 사고를 갖고 분석해야 한다. 나 또한 마찬가지이다. 아시안컵 세미나를 했을 때 대표팀이 고쳐야 할 점들을 냉정하게 평가했다. 준우승에 절대로 만족해서는 안 된다. 우승하는 날까지 노력을 해야 한다. 이런 점을 위해 협회에서도 많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계속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줘야한다."

- 김신욱과 이정협 외에 고려했던 다른 공격 자원은 없었는지.

 "나 뿐 아니라 코칭 스태프 전원이 주말마다 최대한 많은 경기를 보고 있다. 예전에도 말했지만 이정협은 정말 예외적인 케이스였다. 매번 제2, 제3의 케이스를 발굴한다면 그것은 K리그에도 부정적인 일이다. 이정협은 총 7번의 A매치를 치렀는데 충분히 대회 기간을 통해 장단점을 파악했다. 코칭 스태프가 2주 간 최대한 많은 경기를 지켜본 결과 메시나 마라도나급은 아니어도 특출난 선수가 없었다. 소속팀이 두 경기씩 치렀는데 여기서 괜찮은 활약을 했다고 해서 대표팀의 문을 개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대표팀은 특별하고 영광스러운 자리가 돼야 한다. 모든 사람들을 만족시키는 결정을 해야 했다면 30인 정도 소집해 그래도 괜찮은 활약을 한 선수를 다 포함시켰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그렇게 운영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정말 선택받은 선수들만 들어와야 한다. 쉬운 자리가 돼서는 안 된다. 1~2경기를 잘 한 선수가 꾸준히 잘 할 수 있는지 지켜보겠다. 있다면 추후에 고려하겠다. 단적인 예로 포항전에서 김신욱이 중거리슛으로 득점을 했다. 과감한 중거리슛으로 득점해서 대표팀에 와야 한다는 의견이 있을 수도 있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김신욱의 득점이 아닌 골키퍼의 자책골에 가까웠다."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