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추가적인 양적완화로 국내 증시가 약세를 지속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운송, 기계 등 수출 관련 업종의 경우 하락세가 우려되지만 코스피 지수는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유안타증권은 4일 "과거 원·엔 환율이 떨어질 때 수출 기업 주가가 부진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코스피 지수는 반대의 흐름을 보여 왔다"며 "지수 구성비가 높은 전기전자 업종의 수출경쟁력이 높은데다 수출 업종 지수도 1~2개월안에 회복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유안타 증권은 엔화 약세에 따른 주가 하락은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원·엔 환율과 코스피 지수의 상관계수가 -0.55로 역의 상관관계를 가진다는 것이다. 역의 상관관계란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원·엔환율이 하락하면 코스피지수는 상승한다는 뜻이다.
민병규 유안타 증권 연구원은 "엔화 대비 원화가 강세를 보일 때 코스피 지수는 상승 흐름을 보여 왔다"며 "코스피 지수 시가총액의 24.6%를 차지하는 전기전자업종과 원·엔 환율이 역의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이 그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기업이 일본으로부터 부품을 수입하기 때문에 원·엔 환율이 하락할 때 원가 경쟁력이 높아진다.
지난 4월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원·엔 환율이 100엔 당 800원으로 떨어질 경우 국내 기업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0.35%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칠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 관계자는 "국내 기업의 수익성 하락 폭이 제한적인 것은 수입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원가절감 효과가 수출 감소에 따른 이익 감소 효과의 일부를 상쇄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엔저 우려보다는 글로벌 리스크의 완화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 및 유동성 증가가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진단했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 환경이 구축된 상황에서 일본 공적연금펀드(GPIF)의 주식비중 확대를 먼저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GPIF의 해외 주식투자 비중 확대가 엔저의 완충역할을 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일본의 추가 양적완화 소식에 현대차3인방의 주가가 크게 떨어졌지만 자동차·부품 업종에서도 엔저 영향력은 제한적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정승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1~9월 일본의 소형차 수출 비중은 6.1%에 불과해 소형차가 수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현대(72.9%).기아차(77.2%)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