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표적인 중위험·중수익 상품인 주가연계증권(ELS) 투자 수요가 크게 늘어나자 자산운용사들이 ELS에 간접 투자하는 'ELS펀드'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해지자 일부 운용사들 사이에서는 '베끼기' 논란이 일어날 정도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한국투자 ELS 솔루션 펀드'를 출시한다고 24일 밝혔다. 이 펀드는 만기가 다른 20개 ELS에 골고루 분산투자하면서 기존 ELS보다 안정성을 높였다.
ELS는 개별주식이나 주가지수와 연계돼 수익률이 결정되는 파생상품이다. 주가 등락과 상관없이 정해진 범위 내에만 있으면 약속된 수익을 지급한다.
ELS펀드 역시 상환 조건이 맞으면 약속된 수익을 지급한다는 점에서 기존 ELS와 같지만, 일반 펀드처럼 추가 납입이 가능하고, 중도 환매가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투자 ELS 솔루션 펀드'는 한국(KOSPI200), 중국(HSCEI), 유럽(EUROSTOXX50) 지수를 조합한 ELS 중 20개를 선별했다. 중국·유럽 조합 10개, 한국·중국 및 한국·유럽 조합에 각각 5개씩 투자한다.
또한 해당 ELS는 시간이 지날수록 조기상환 조건이 유리해지는 스텝다운형과 만기평가일 이전에는 일시적인 주가하락에 따른 손실이 없는 '노낙인(No Knock-in)' 상품만을 편입했다.
이승현 솔루션본부 상무는 "ELS 투자가 어렵고 복잡해 망설이던 투자자들도 앞으로는 전문가가 선별한 양질의 ELS를 펀드로 투자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달에는 삼성자산운용이 '삼성 ELS 인덱스 펀드'를 선보였다. 국내 최초로 출시한 ELS펀드다.
삼성자산운용이 2년여의 준비기간을 거쳐 개발한 이 펀드는 중국(HSCEI)과 유럽(EUROSTOXX5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13개 ELS를 편입했다. 스텝다운형이며, 녹인 조건도 없앴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ELS도 가격의 등락이 있는 상품으로 가격이 하락했을 때 사고, 적정한 가격이 됐을 때 팔고 싶은데 정해진 환매시점까지 기다려야 하는 ELS의 단점을 해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ELS펀드의 '배타적 사용권'을 두고 삼성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의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배타적 사용권이란 독창적인 금융상품이나 서비스에 부여하는 특허권으로, 신상품을 개발한 회사의 이익보호를 위해 금융투자협회가 일정기간 해당상품을 독점적으로 판매하도록 인정하는 제도다.
삼성자산운용은 이미 한 달 전 '삼성 ELS 인덱스 펀드'를 출시하면서 배타적 사용권을 신청했는데, 한국운용이 이를 모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두 상품은 엄연히 다른 구조"라며 반박하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도 현재 자사 상품에 대한 배타적 사용권을 신청한 상태다.
한국투자신탁운용 관계자는 "삼성 ELS와는 기초자산, 운용형태 등에서 차이가 있다"며 "같은 상품이었다면 배타적 사용권 신청 자체가 받아들여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금융투자협회는 오는 26일 신상품심의위원회를 열고 이들 ELS펀드에 대한 배타적 사용권 부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