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데일리 박미화 기자] 국립경주박물관(관장 윤상덕)은 9월 24일(수) 저녁 7시, 박물관 내 성덕대왕신종 종각에서 「성덕대왕신종 타음 공개회」를 개최했다.
이번 타음조사 공개회는 신청자 3,800여 명 중 사전 추첨을 통해 선정된 771명의 일반인이 참여했다.
771은 성덕대왕신종이 조성된 해를 상징한다.
이에 앞서 22일 고해상도 정밀 촬영과 23일에 비공개로 사전 타음조사를 진행했다.
국보 성덕대왕신종은 신라시대 청동 범종(높이 3.66m, 무게 18.9t)으로 웅장한 규모뿐만 아니라 다채롭고 아름다운 문양, 장엄한 종소리로 우리 국민이 사랑하는 대표 문화유산 중 하나이다. 1992년까지는 제야의 종으로 꾸준히 타종했으나, 균열이 우려되어 1993년부터 일상적인 타종을 중단했다.
지금은 종의 보존상태 점검과 종소리 녹음 등의 특정 목적을 위해 비정기적인 타종이 이루어지고 있다.
경주박물관은 이번 타음조사를 시작으로 2029년까지 여러 조사들을 진행할 예정이다. 진동 주파수 측정을 위한 타음조사 외에도 타종 전후의 외형 변화, 표면 부식도 파악을 위한 고해상도 정밀 촬영과 종각의 공간 음향 분석, 온습도 변화와 해충·조류 배설물로 인한 피해도 조사 등도 진행 할 계획이다.
조사 결과는 추후 학술 심포지엄을 통해 일반에 공개 할 예정이다.
올해 진행하는 조사는 종의 맥놀이 현상 및 고유 진동 주파수의 변화 여부, 부식 및 열화도 파악을 위한 고해상도 사진촬영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22일에는 타종 전후의 상태 변화 확인을 위해 고해상도 정밀 촬영을 진행했고, 23일에는 작은 타봉을 이용해 종의 맥놀이 현상과 고유 진동 주파수를 측정했으며, 24일에는 전용 당목으로 성덕대왕신종 전체에서 나오는 고유 진동 주파수를 측정했다.
25일 이후에는 타종 후 고해상도 정밀 촬영을 진행할 예정이다. 금년 중으로 측정한 자료와 사진들을 비교 분석하여 종의 상태를 최종 판독 할 예정이다.
2018년 학술심포지엄과 2023년 국립경주박물관에서 발간한 『성덕대왕신종 타음조사 학술조사연구자료집』에 따르면, 성덕대왕신종은 걸쇠와 용뉴가 구조적으로 약하고, 야외의 온습도 변화에 상시 노출되어 있으며, 태풍·지진·화재 등의 천재지변에도 취약하다는 점 등이 지적되었다.
실제로 경주 지역은 2016년 지진, 2016년 태풍 차바, 2022년 태풍 힌남노 등 잇따른 자연재해에 큰 피해를 입었기 때문에 노출 전시 중인 성덕대왕신종의 안전한 관리에 대한 우려와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윤상덕 국립경주박물관장은 “우선 22년 만에 성덕대왕신종의 아름다운 종소리를 국민들과 함께 들을 수 있게 되어서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번 타음조사 공개회의 소감을 밝힌 뒤, “노출 전시로 인해 생길 수 있는 다양한 위험 요소를 사전에 예방하고, 성덕대왕신종의 보존과 관람 환경 개선을 위해서 신종관 건립을 추진하고자 한다.”라고 본 타음조사의 목적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아울러 “앞으로 건립 할 신종관은 종각의 공간 음향 분석 결과를 반영해 최적의 종소리를 찾고 개폐 가능한 공간으로 설계해서 일년에 한 번 국민들께 종의 원음을 들려드릴 수 있기를 바라며, 평상시에는 종을 종걸이에 매달지 않고 바닥으로 내려서 무게를 지탱하던 용뉴를 보호하고, 높이가 높아서 보기 힘들었던 종의 상부도 가까이에서 관람할 수 있도록 전시 할 예정이다.”고 세부적인 건축 방향과 전시 계획도 함께 언급했다.
24일(수) 저녁 7시에 열린 「성덕대왕신종 타음조사 공개회」에는 주낙영 경주시장,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 김용옥 철학자 등이 주요 인사로 참석했다.
또한, 이애주한국전통춤회가 천년의 울림을 몸짓으로 표현한 ‘천년 울림: 종(鐘)의 기원(祈願)’을 선보였다.
이애 주)한국전통춤회는 앞선 1986년, 2001년, 2003년 타종행사에서도 故이애주 무용가의 공연과 함께 울림을 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