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데일리 송지수] 일라이 릴리의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가 국내에 본격 출시되면서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재고 부족과 사전 예약 소식까지 겹치며 확대되는 비만치료제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0시 30분 기준 올릭스는 전일 대비 6.15%(4700원) 오른 8만1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상한가를 기록한 데 이어 이틀 연속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연초 대비 주가는 6배 넘게 뛰었다.
같은 시각 지투지바이오, 인벤티지랩, 리가켐바이오 등 다른 비만 치료제 개발 기업들의 주가도 동반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GLP)-1 계열 신약 개발사인 디앤디파마텍은 전날 장중 16만5500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디앤디파마텍은 미국에서 개발 중인 MASH(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 치료제 'DD01'의 임상 2상에서 전체 환자를 대상으로 24주차 투약을 완료했다.
올릭스는 지난 2월 일라이 릴리와 MASH(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 및 비만 치료제 후보물질인 'OLX702A'에 대해 총 6억3000만달러 규모의 글로벌 독점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호주에서 진행 중인 임상 1상은 올릭스가 주도하며, 임상 2상부터는 릴리가 연구개발과 상업화를 맡는 구조다.
앞서 발표된 중간 데이터에서는 NAFLD(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 환자의 간 지방 함량이 최대 70%까지 감소했고, 단회 투여만으로도 최소 3개월 이상 효과가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지수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올릭스는 호주에서 건강한 지원자와 MASH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며, 내년 상반기 종료 후 하반기에는 임상 2상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HM15275(삼중 작용제), HM17321(근육 증가), HM101460(경구형 저분자 비만 치료제) 등 총 3개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관련 임상 데이터는 9월 유럽당뇨병학회(EASD)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이달 중 비만 치료제 ‘'페글레나타이드'의 글로벌 3상도 마무리될 예정이며, 회사는 2027년 출시 첫해에 1000억원의 매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앞다퉈 비만 치료제 개발에 나선 가운데, 마운자로의 출시를 계기로 시장 확대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약국 현장에선 위고비와 마운자로 모두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약국 현장에선 위고비와 마운자로 모두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기존 40만원대였던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는 최근 저용량 기준으로 한 달분 가격이 20만원대로 내려가며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달 20일 국내 출시된 마운자로는 주 1회 투여 방식으로 GIP 수용체와 GLP-1 수용체를 동시에 활성화하는 비만·당뇨 치료제다. 72주 투여 임상에서 체중이 최대 22.5%까지 감소하는 효과를 나타냈다. 경쟁 약물인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와의 비교 임상에서도 마운자로 투여군의 평균 체중 감소율은 20.2%로, 위고비 투여군(13.7%)보다 크게 높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장기지속형 주사제를 포함해 비만 치료제 전반에 대한 시장 관심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다만 일부 기업은 후기 임상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데이터를 발표하며 주가가 조정을 받은 사례도 적지 않아, 종목별 선별과 비중 조절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비만치료제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23년 190억3700만 달러(약 26조5223억원)에서 연평균 14.4% 성장해 2028년에는 373억6710만 달러(52조598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