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데일리 송지수] SK하이닉스가 2050년 넷제로 목표를 달성하고자 신기술을 개발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9일 밝혔다.
반도체 공정에는 환경을 위한 핵심 장비가 있다. 스크러버(Scrubber)로,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제거하는 장비다. 스크러버는 화학, 제약 등 여러 산업에 쓰이지만 특히 다양한 화학 물질이 사용되는 반도체 공정에서 유해 물질을 정제하고 안전하게 처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22년 연구, 제조, 설비 등 100여명의 기술 인력으로 구성된 탄소관리위원회(탄관위)를 설립했다.
탄관위 12개 분과 중 고효율·저전력 스크러버 도입 분과는 올해 국내 사업장의 식각 공정에 쓰이는 스크러버의 온실가스 처리 효율을 99%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신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99%라는 수치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계측기가 측정할 수 있는 최소량 이하로 검출됐다는 의미로, 사실상 배출이 거의 없음을 의미한다.
스크러버 도입 분과는 기존 스크러버 내부에 물을 첨가해 온실가스 분해에 필요한 온도를 낮추고, 생산 장비와 스크러버를 연동하는 가변 출력 시스템을 적용해 전력 사용량을 최적화했다. 여기에 질소(N2) 유량을 최적화하는 방법을 더해 처리 효율을 99%까지 달성할 수 있게 했다.
SK하이닉스 측은 "이번 업그레이드로 처리 효율 99% 달성 가능성을 실현함에 따라 식각 공정에서의 Scope1 공정가스 연간 배출량을 기존 대비 22% 감축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개선된 스크러버는 향후 국내 사업장부터 순차적으로 도입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전력 사용량이 크고 온실가스 처리 과정에서 대기오염물질로 지정된 질소산화물을 발생시키는 베이형 스크러버의 문제 해결을 위해 협력사와 새로운 스크러버를 개발했다.
새로 개발한 베이형 스크러버는 챔버보다 큰 베이 단위에서 온실가스를 처리해 필요 장비 대수를 줄여 전력 사용량은 물론, 관리·운영비까지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 또 촉매를 사용해 온실가스 분해 온도를 낮춰 추가적으로 전력을 절감하고, 상대적으로 낮은 온도로 작동해 질소산화물의 생성도 억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베이형 스크러버는 SK하이닉스에서 처음으로 시도하는 장비로, 철저한 평가와 분석 과정 끝에 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다. 2025년 새로운 팹 M15X 오픈에 맞춰 도입될 예정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신규 스크러버 도입으로 새 팹의 식각 공정에서도 99% 효율로 온실가스를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며 "M15X에 기존 스크러버를 사용한 경우와 비교해 전력 사용량을 81% 줄이고, 이를 통해 Scope2 배출량 감축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