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성장 가도 달리는 카뱅·케뱅…"이제는 플랫폼 경쟁"

카뱅, 3분기 누적 순익 95.6% 증가
케뱅도 첫 연간 흑자 달성 가시화
허인 "게임의 법칙이 바뀌고 있다"
기존 은행도 플랫폼 경제 예의주시

 

[파이낸셜데일리 송지수 기자]   비대면을 중심으로 한 인터넷전문은행의 성장세가 본격화되면서 이제는 금융플랫폼 경쟁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카카오뱅크는 20·30대 중심 은행에서 전 연령층을 위한 금융플랫폼을 표방하고 있다. 다만 아직은 기존 은행과 같이 예대마진이 주 수익원이라서 향후 중저신용대출 확대와 리스크 관리 차별화 등이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

3일 인터넷은행 3분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3분기 당기순이익 520억원을 포함한 누적 당기순이익 167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859억원 대비 95.6%(821억원) 증가한 규모다.

케이뱅크는 3분기 168억원을 포함한 누적 84억원으로 집계됐다. 카카오뱅크의 승승장구에 이어 케이뱅크도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 제휴 효과로 올해 첫 연간 순익 달성이 가시화된 상태다.

이들 은행의 실적은 기존 은행과 마찬가지로 여수신 증가, 예대마진 확대가 주 수익원이다. 지난해 말 219만명이었던 케이뱅크 고객은 지난 9월 말 기준 660만명으로 441만명 늘어났고, 고객수 증가는 여수신 증가로 이어졌다.

시장에서는 카카오뱅크 연간 순익이 2026년께 1조원에 근접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SK증권은 카카오뱅크 3분기 실적 발표 직후 올해 순익 2590억원 선, 5년 후인 2026년에는 9790억원 규모일 것으로 전망했다.

카카오뱅크는 상장과 함께 플랫폼 경쟁력을 부각시키고 있다. 월간 순이용자수(MAU) 1470만명으로 뱅킹 애플리케이션(앱) 중 1위다. 카카오뱅크의 3분기 플랫폼 수익 비중은 10.5%다. 전년 대비 107%(150억원) 늘었고 전분기보다 32%(70억원) 불어났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은행장이 밝힌 플랫폼 방향성은 크게 3가지로 플랫폼 사업 파트너 확장, 뱅킹 라이선스를 활용한 펀드·보험·자산관리(WM) 제공, 높은 MAU 활용 뱅킹 신규 커머스 사업 확장 등이다.

 

 

케이뱅크도 마찬가지다. 예대마진 구조의 고도화와 플랫폼 사업자로의 전환을 통해 또 한 번 도약에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서호성 케이뱅크 은행장은 "앞으로 예금, 대출상품 다양화로 예대마진 구조를 고도화하고 수수료사업(fee-biz)을 확대해 디지털 금융 플랫폼사업자로서의 전환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배경에서 KB국민은행은 지난 1일 창립 20주년 기념사에서 이례적으로 인터넷은행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허인 국민은행장은 "지난 여름 우리가 목도한 카카오뱅크의 상장 과정과 기존 은행에 대한 시장의 냉정한 평가는 금융에서도 '플랫폼 경제'를 중심으로 게임의 법칙이 바뀌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는 이러한 변화가 마치 전장(戰場)에 비행기와 탱크라는 혁신적 무기가 등장하면서 전쟁의 양상이 급속히 바뀐 것과 맞먹는 상징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20·30대 중심이었던 카카오뱅크는 전 연령층이 이용하는 금융플랫폼으로 확장시키고 있다. 최근 청소년 대상 금융서비스 미니(mini) 고객 증가와 40대 이상 중장년층 유입 확대가 주목할 만하다. 미니의 경우 지난 9월 말 기준 고객수가 100만명에 육박하고 대상 연령 인구에서 40% 이상이 사용하고 있다. 40대 이상도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들어 지난 9월까지 신규 유입 고객 60% 가량이 40대 이상이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플랫폼수익이 높은 성장률을 지속하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아직 절대적인 수준은 미미하지만 플랫폼 관련 수익의 고성장이 지속되고 있음은 확인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금융플랫폼으로서의 트래픽 창출 역량도 입증이 필요하다"며 "카카오뱅크 MAU가 2분기 1037만명에서 3분기 1085만명(와이즈 앱 기준)으로 48만명 증가에 그친 반면 같은 기간 토스의 MAU는 1061만명에서 1209만명으로 148만명 증가해 두 앱의 격차가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가계대출 총량 관리와 인터넷은행 중저신용대출 확대 주문에 따라 대출 포트폴리오가 급변하고 충당금을 더 쌓게 된 상황은 예의주시할 부분이다. 리스크 비용이 상승해서다. 지난달 8일 카카오뱅크가 고신용 신용대출 등을 중단한 데 이어 케이뱅크도 오는 6일부터 고신용 고객 대상 마이너스통장 신규·증액 신청을 연말까지 중단하기로 했다. 향후 이들 은행이 중저신용대출에 사용하는 신용평가모형(CSS)을 얼마나 차별화하는지가 관건이다.

이병건 DB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 수익 96%가 가계대출 예대마진에서 창출되기 때문에 가계대출 성장률에 대한 직접적인 규제는 상당한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며 "대출성장세 둔화 외에도 플랫폼 수익에서 증권계좌수수료 다음으로 역할을 하고 있는 연계대출의 경우에도 2금융권에 대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강화의 직접적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향후 실적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감독당국의 가계대출 증가 억제 조치에 부응해 중저신용대출과 일부 전월세담보대출 외 대출을 중단한 상황이어서 4분기 대출 성장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카카오뱅크가 대출성장성 둔화를 메울만큼 빠른 속도로 플랫폼 이익을 늘릴 수 있는가가 향후 밸류에이션 결정의 키라고 판단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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