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지난해 고소득·저소득 소비 불평등 심화…식표품 등 필수재 두드러져

지난해 소비 5분위 배율 3.74로 0.07p 올라
필수소비재, 소비불평등 기여도 2.8%p↑

 

[파이낸셜데일리 강철규 기자]  코로나19 위기 이후 소득 상위 20% 고소득층과 하위 20% 저소득층 간의 소비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소비불평등'은 특히 식료품, 보건 등 '필수소비재'를 중심으로 더 확대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은 29일 조사통계월보에 실린 '우리나라의 소비불평등 추정 및 주요 특징 분석'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충격이 크게 작용한 지난해 정부 이전지출 확대에도 불구하고 소비불평등도가 2019년보다 상승했다"고 밝혔다.

소비불평등은 소득계층별 소비수준의 격차를 나타내는 지표로 체감불평등의 변화를 측정하거나 소득불평등과 자산불평등을 포괄하는 종합적인 불평등을 평가하는데 활용한다.

한은이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 자료를 활용해 자체 추산한 결과 5분위(소득 상위 20%)의 소비 대비 1분위(소득 하위 20%) 소비가 얼마인지를 나타내는 '소비 5분위 배율'은 코로나 전인 2019년 3.67에서 지난해 3.74로 0.07포인트 상승하면서 소비불평등도가 더 커졌다. 4분위 배율도 0.04포인트 늘었으나, 중산층인 3분위의 경우 오히려 0.06포인트 축소됐고 2분위도 0.01포인트 줄었다.

김찬우 한은 조사국 물가연구팀 과장은 "저소득층 중심의 근로소득 감소, 이동제약에 따른 소비 패턴 변화 등으로 소비불평등도(5분위 배율)가 상승했다"며 "반면 저소득층(1분위)이 이전지출 수혜를 상대적으로 많이 받으면서 중산층(3분위)와의 소비 격차는 오히려 축소됐다"고 말했다.

저소득층과 고소득층간의 소비 격차는 필수소비재를 중심으로 더 확대된 것으로 조사됐다. 한은 추정결과 지난해 재화별 소비불평등 기여율은 2019년과 비교해 선택소비재가 2.8%포인트 줄어든 반면, 필수소비재는 2.8%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품목별 소비불평등 기여율을 살펴보면 필수소비재 중 식료품(1.3%포인트), 보건(1.2%포인트) ,주거수도(0.4%포인트), 주류(0.1%포인트), 통신(-0.2%포인트)로 나타났고, 선택소비재는 음식숙박(-0.2%포인트), 의류(-1.3%포인트), 교육(-2.8%포인트), 오락문화(-5.2%포인트) 등으로 추산됐다. 

 

 

김 과장은 "재화별로 보면 선택소비재(외출소비)를 중심으로 소비불평등이 확대됐던 과거와 달리 지난해의 경우 필수소비재(비외출소비)를 중심으로 소비불평등이 심화됐다"며 "특히 이동 제약 등으로 외출소비가 비외출소비로 대체되면서 필수소비재의 소비불평등 기여율이 증가한 반면 선택소비재의 기여율은 감소했다"고 말했다.

그는 "선택소비재의 경우 특히 오락·문화의 기여율 5.2%포인트 하락한 가운데 1990~2016년중 소비불평등 악화를 주도했던 교육비 격차가 완화되면서 교육비의 소비불평등에 대한 기여율이 2.8%포인트 하락했다"며 "반면 보건과 식료품은 올랐다"고 말했다.  

한은은 코로나19가 점차 완화된다는 가정하에 올해 소비불평등(5분위배율 기준)은 지난해에 이어 더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 과장은 "고소득층의 팬트업 소비가 점차 증가하는 가운데 고용여건 개선지연 등으로 저소득층의 소득여건 부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올해 소비 5분위 배율은 지난해보다 0.02포인트 더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코로나19 기간 중 부진했던 중산층의 소비가 개선되면서 중산층과 저소득층간의 소비 격차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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