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아시아나의 '기내식' 문제…타 항공사들은 어떤 시스템일까

대한항공은 자체 기내식센터 두고 하루 8만식 생산
LCC 기내식 수요 낮아…기내판매로 수익 제고


[파이낸셜데일리=강철규 기자]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대란'이 나흘째 이어지는 가운데 항공편 기내식 제공 시스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번 기내식 대란 사태의 원인은 무리한 업체 변경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 대량으로 기내식 물량을 소화할 수 있는 업체는 대한항공기내식사업센터, 독일 루프트한자항공 계열의 LSG스카이쉐프, 샤프도앤코코리아 세 곳 정도다.


LSG스카이쉐프로부터 15년 넘게 기내식을 공급받던 아시아나는 지난해 계약을 갱신하지 않고 중국의 하이난항공과 새 기내식 업체인 게이트고메코리아를 설립하기로 했다. 하지만 지난 3월 게이트고메코리아가 짓고 있던 기내식 공장에 불이 나면서 3개월의 공백을 메울 업체가 필요했다. 이 과정에서 샤프도앤코코리아가 낙점됐다.


문제는 샤프도앤코코리아가 아시아나의 기내식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데 있다. 아시아나의 하루 평균 기내식 수요는 2만식에서 2만 5000식이다. 성수기에는 3만식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샤프도앤코코리아가 하루 3000식 정도를 소화할 정도로 아시아나에 기내식을 공급할 만한 여력이 되지 않는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샤프도앤코는 공항 지상조업과 항공정비를 담당하는 업체 샤프에비에이션케이가 2014년 설립한 회사다. 2015년 말에 인천공항 내 기내식공장 인증을 받아 기내식 납품 경험 자체가 많지 않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기내식은 보안검사를 해야 하는 등 만들고 납품하는 과정이 까다롭다"면서 "아시아나가 규모가 안 되는 업체에 기내식을 맡기는 과정에서부터 이 같은 문제는 예상된 수순"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국제선의 경우 기내식 질이 항공사 선택의 기준이 될 만큼 중요하다고 말한다. 다른 사업에 비해 수익성도 높은 편이다. 자체 기내식 사업센터를 둔 대한항공의 경우 지난해 기내식 매출만 983억원에 달한다.


대한항공 기내식 사업센터의 경우 하루 평균 8만식 정도 소화가 가능하다.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의 최대 규모에 기내식 공장을 세우고 싱가포르항공이나 브리티시에어 등 외항사 30여곳에도 기내식을 공급하고 있다. 수익사업의 일환인 셈이다.


저비용 항공사(LCC)의 경우 운임이 낮은 대신 기내식을 유료로 제공해 또 다른 수익창출을 꾀하고 있다. 국제선의 경우 무상으로 기내식을 제공하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과 달리 LCC의 경우 대부분 사전에 미리 주문한 고객의 기내식에 한해서만 비행기에 싣는다. 대신 기내에서 컵라면이나 샌드위치 등 간단한 음식을 기내에서 주문할 수 있다.


LCC들은 사전에 주문이 가능한 기내식의 종류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기내식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티웨이항공의 경우 기내식 종류가 24가지에 달하고 미리 예약하면 치킨과 맥주도 먹을 수 있다.


사전 구매 고객의 기내식만 미리 조달하기 때문에 LCC에서는 기내식 공급이 차질을 빚을 일이 거의 없다.


현재 제주항공의 경우 비행 3일 이전에 신청한 승객의 기내식을 CSP라는 외부 도시락업체로부터 제공받고 있다. 티웨이 역시 같은 업체와 계약을 맺고 있다.


한진그룹 계열사인 진에어의 경우 인천이나 김포발 국제선은 대한항공기내식센터와 계약을 맺고 기내식을 제공받는다. 제주공항에서 출발하는 노선은 그린웰이라는 업체와 계약을 맺고 있다. 하지만 진에어의 제주발 국제선은 제주~상해 노선 하나로 수요 자체가 많지 않다.


아시아나항공 계열사인 에어서울이나 에어부산의 경우 형태가 약간 다르다.


에어서울 역시 사전 주문 승객에 대해서만 기내식을 제공한다. 비행 이틀 전까지 신청할 수 있다. 동남아 노선에서만 핫밀(Hot meal)을 제공하고 일본 노선에서는 샌드위치를 시킬 수 있다.


에어부산은 LCC 중 유일하게 일본 후쿠오카 노선을 제외한 국제선 노선에 대해 기내식을 무상으로 제공했다. 하지만 다음달부터 비행 시간이 두시간반 이상인 경우에만 기내식을 지급하고 이하인 경우에는 기내식을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에어부산의 경우 현재까지도 LSG에서 계속 기내식을 납품받고 있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과 새롭게 계약을 체결한 게이트고메코리아의 경우 부산에 공장이 없어 기내식 지급이 어렵기 때문에 계약을 진행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대란은 지난 1일 시작돼 나흘째 계속되고 있다. 첫날인 1일에는 전체 80편 중 51편이 지연출발했고 기내식이 아예 없이 출발한 항공편도 36편에 달했다. 2일에는 전체 75편 중 10편의 출발이 지연되고 '노밀'로 출발한 항공편은 28편이었다. 3일에는 76편 중 한 시간 이상 지연 2편, 노밀 항공편이 43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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