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증시 한파로 신용융자 '반대매매' 우려 높아져

신용거래융자 잔액 11조4193억…연일 최대치 경신 랠리
개인 투심 자극했던 바이오 종목 위주 반대매매 가능성↑


[파이낸셜데일리=송지수 기자]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상황에서 국내 증시가 급락하자 반대매매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코스닥 시장에서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줄줄이 하락, 개인투자자들이 빚내 사들였던 주식을 청산할 경우 증시 낙폭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권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지난 2일 기준 11조4193억원이다. 시장별로는 유가증권시장이 4조9035억원, 코스닥 시장이 6조5158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지난달 26일 11조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치를 재차 경신한 이후 6거래일 연속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지난해 11월4일 10조456억원을 기록, 최초로 10조원을 넘긴 이후 잠시 주춤하던 잔고는 올해 들어서부터 다시 가파르게 늘어나기 시작해 상승 '랠리'를 타고 있다.


이는 코스피가 지난달 29일 사상 최초로 장중 2600선을 돌파하면서 증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것에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지난달 26일 11조원을 넘긴 후 6거래일 동안 3545억원이 불어났다.


신용거래융자란 증권사가 개인 투자자에게 주식 매수 자금을 대여해 주는 것을 말한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늘어나는 것은 빚을 내서라도 주식에 투자하고자 하는 개인이 늘어나고 있음을 의미한다.


개인들은 특히 코스닥 시장의 제약·바이오 업종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코스닥 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지난해 11월22일 5조원을 돌파한 이후 두 달이 채 안 된 지난달 16일 6조원도 넘겼다.


그러나 최근 이틀간 국내 증시의 급락세로 개인이 빚을 내 투자한 종목들에 대한 반대매매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반대매매란 신용 융자로 주식을 매입한 상황에서 빌린 돈을 약정한 만기 기간 안에 변제하지 못할 경우 고객의 의사와 상관없이 주식을 강제로 일괄 매도 처분하는 것을 말한다.


이번 증시 쇼크는 미국 증시 폭락에 기인한다. 지난 2일(현지시간) 9년 반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미국 증시는 지난 5일(현지시간)에도 급락세를 이어갔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장중 한 때 6% 넘게 떨어지기도 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과 함께 10년물 국채금리의 상승세가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주와 더불어 에너지주, 제약·바이오주 등 개별 업종에 대한 이슈가 부각돼 매물이 한꺼번에 출회된 것도 한 요인으로 지적된다.


한국 증시에서도 '패닉셀'(공포에 의한 투매)이 나타나며 지수가 주저앉았다. 지난 5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2525.39)보다 38.05포인트(1.51%) 내린 2487.32로 출발해 장중 한때 2476.90까지 내렸다. 코스닥 지수 역시 전 거래일(899.47)보다 41.25포인트(4.59%) 하락한 858.22에 거래를 마치며 860선까지 내줬다.


6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2491.75)보다 무려 54.83포인트(2.20%) 내린 2437.02에 장을 열었다. 코스닥 지수 역시 전 거래일(858.22)보다 36.98포인트(4.31%) 크게 내린 821.24에 거래를 시작, 6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걷고 있다.


조정 흐름이 지속될 경우 반대매매 가능성이 올라 증시의 낙폭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주요 증권사들의 신용융자 한도는 이미 상당히 채워진 상황이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하락하는 종목이 상당히 많아 다른 때보다는 (반대매매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라며 "특히 최근 급등했던 바이오 종목 주가가 많이 조정받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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