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미래먹거리 준비하는 日...'내우외환' 시달리는 韓, 차 업계 대조적


[파이낸셜데일리=강철규 기자] 일본 완성차 업계가 자율주행차, 수소차 등 미래 먹거리를 준비하는 데 열을 올리는 데 반해 국내 완성차 업계는 대내외 악재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국내 업계가 미래 자동차 시장에서 뒤처지지 않기위해서는 다각적인 준비를 서둘러야 하지만 현 여건이 그렇지 못하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다음달 5일까지 일본 도쿄 빅사이트에서 열리는 '도쿄모터쇼'는 도요타·혼다·닛산 등 일본 완성차 업체들의 신기술 경쟁의 장이 되고 있다. 도요타는 1회 충전에 1000㎞를 달리는 수소 연로전지자동차(FCV) '파인-컴포트 라이드'를 선보였다. 내년 현대차가 공개할 예정인 수소차의 주행거리인 580㎞보다 앞섰다.


  닛산 역시 순수 전기차인 'IMx'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하고 한 번 충전에 600㎞ 이상을 주행할 수 있다. 여기에는 닛산이 2020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자율주행기술 '프로파일럿'이 탑재됐다. 닛산은 이번에 처음으로 프로파이럿이 장착된 차량을 도쿄 거리에서 시연하기도 했다.


  일본 완성차 업계는 차세대 자동차 시장을 이끌 첨단기술로 주목받는 AI(인공지능) 분야에서도 앞서가고 있다. 도요타는 자율주행기술에 AI를 접목한 '콘셉트-i'시리즈를 공개했다. AI가 적용된 자동차가 운전자의 감정을 인지하고 운전자와 소통한다. 


  혼다는 AI와 전기차를 결합시켰다. 차량에 혼다의 '하나(HANA·Honda Automated Network Assitant)'시스템을 장착해 운전자와 자동차 간 소통을 가능하게 했다. '하나'가 장착된 차는 운전자의 얼굴 표정이나 어조를 분석해 감정을 파악하고 안전한 주행을 돕는다.


  반면 국내 완성차 업계는 미래 먹거리 준비보다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인해 매출 부진이 지속되고 있고 노사 문제 등 악재까지 겹친 상황이다. 현대차의 경우 3분기 중국 판매가 사드 보복으로 인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2.1% 급감했다. 미국 수출 역시 지난해에 비해 16.2% 줄었다.


  여기에 현대차는 강성 노조 집행부가 들어서면서 임단협 등을 둘러싸고 노사 갈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 역시 상황이 녹록지 않다. 기아차는 27일 3분기 영업손실이 427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통상임금 소송 1차 판결 결과에 따른 임금·소송비용 등이 반영돼 10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전문가들은 차세대 자동차 경쟁에서 국내 업체들이 뒤지지 않기 위해서는 노사가 모두 힘을 모아야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도요타보다 앞서 세계 최초로 양산형 수소차를 출시했을 정도로 우리의 기술력도 상당한 수준"이라며 "양산을 먼저 했음에도 시장점유율에서 뒤쳐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일본차들이 경쟁에 적극나선 만큼 우리도 준비에 철저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대·기아차 등 우리 업체들도 그동안 꾸준히 수소차·전기차를 준비해왔다. 유가 상승이나 환율 상승으로 환경이 안정되면 수익성이 개선되고 지금까지 준비해온 신기술들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일본은 정부와 지자체 차원에서 수소 충전소 확충에 적극 나서는 등 지원이 상당하다. 우리도 본받아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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