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옛 그림과 시, 춤과 음악으로 부활…'詩·畵·舞 붓놀림 춤으로 살아나다'

옛 그림과 시가 무대 위 생생한 춤사위와 음악으로 되살아난다.

국립국악원(원장 김해숙)은 3월2일 오후 8시 서울 서초동 풍류사랑방의 '수요춤전' 무대에 국립국악원 무용단(예술감독 한명옥)의 '시(詩)·화(畵)·무(舞)-붓놀림, 춤으로 살아나다' 공연을 선보인다. 옛 그림과 시를 엮어 무용 공연으로 구성하는 무대다.

신윤복의 '쌍검대무'와 '미인도'를 비롯해 김홍도의 '무동', 의궤에 담겨진 옛 그림 등을 토대로 영상과 시를 구성해 소개한다. 무대 위 전통 무용과 이를 소재로 한 창작무용 6개 작품을 내놓는다.

지난해부터 전통 춤 간 관객투표를 통한 대결 형식, 스토리텔링을 통한 무용극 구성 등 원형은 살리면서 형식을 달리해 참신한 기획을 이어온 국립국악원 무용단의 새해 신작이다.

특히 '진주검무' 무대에는 신윤복의 그림 '쌍검대무'와 정약용의 시 '무검편증미인(舞劍篇贈美人)'이 고스란히 담겼다.

진주 남강 촉석루에서 기녀들의 검무를 감상하면서 지은 정약용의 낭만적인 시와 붉고 푸른색의 강렬한 의상 대비와 함께 날렵한 여인들의 춤사위가 그려진 신윤복의 그림처럼 우아하고도 인상적인 무대를 선보인다. 국립국악원 무용단의 백진희, 이지연, 이정미, 권문숙이 꾸민다.

신윤복의 대표작 '미인도'에 그려진 여인도 무대 위 춤사위를 통해 관객들에게 고운 자태를 전한다. 그림에 남겨진 한시 '반박흉중만화춘(盤礡胸中萬化春) '필단능여물전신(筆端能與物傳神)', 즉 '높은 의자에 걸터앉은 여인의 가슴 속에 감춰진 춘의(春意)를 어찌 붓끝으로 능란하게 전신(傳神)할 수 있으리요'의 정서를 반영한다. 여인이 품은 생명의 기운을 전하는 셈이다.

국립국악원 무용단의 양선희의 안무로 백미진, 박민지, 조은주, 이하경이 미인도에 담겨진 아름다운 기운을 춤사위로 풀어낸다.

강하고 힘찬 화풍의 김홍도의 '무동' 역시 그림 속에 담긴 역동성을 힘찬 춤사위로 구성했다. 그림과 동일한 악사들의 무대배치와 활기찬 장삼자락, 가볍고 쾌활한 발놀림 등의 특징을 살려 새롭게 안무해 선보인다. 국립국악원 무용단의 안덕기가 안무와 춤을 맡았다.

 '악학궤범'과 각종 의궤 등 고서에 기록된 '학(鶴)'과 관련한 무용 두 작품도 나란히 선보인다. 장수의 상징으로 알려진 학의 모습을 통해 나라의 무사 평안을 기원한 궁중 무용 '궁중학춤'은 권문숙과 이주리의 춤사위로 되살아난다. 선비들의 고고한 정신과 의젓한 움직임을 학의 모습에 담은 '양산사찰학춤'은 최병재, 박경순의 무대로 꾸며진다.

조선 후기 '무예도보통지'와 의궤 속 '정재도(呈才圖)' 등 옛 문헌에 그림으로 남겨진 '공막무(公莫舞)'도 무대를 통해 선보인다. 두 사람이 칼을 들고 마주서 서로 찌르는 시늉을 하며 추는 궁중무용으로 제비처럼 날렵하게 허리를 앞뒤로 숙였다 젖히며 빙빙 도는 '연풍대' 동작이 일품이다. 정현도와 김서량이 춤, 김영애와 서희정이 악사를 맡았다.

한명옥 예술감독은 "이번 무대는 민화나 고서, 그림 등에 기록된 멈춰진 순간을 이 시대 공간과 시간 속에 되살린 또 다른 창작활동이자 기록"이라며 "콘텐츠 간 융합을 통한 새로운 시도를 통해 앞으로도 다양한 전통 공연 레퍼토리 발굴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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