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장기 결석 아동 살해…4년 전 주남저수지 사건 판박이

아이 데리고 친모 가출, 더부살이 학대, 범행 수법 비슷

사회적 공분을 사고 있는 장기 결석 아동 살해 사건은 지난 2012년 국민을 충격에 빠뜨린 '주남저수지 영아 유기 사건'과 매우 흡사하다.

아이를 데리고 가출한 엄마가 남의 집에 더부살이하는 과정에서 시작된 학대가 아이를 죽음으로까지 몰고 갔다는 점에서 범행 경위나 수법이 거의 판박이처럼 반복돼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2012년 11월말께 경남 창원 주남저수지에서 한 낚시꾼에 의해 생후 30개월로 추정되는 남자 아이의 시체가 있던 가방이 발견되면서 이 사건은 수면 위로 드러났다.

경찰 수사망이 좁혀지면서 아이의 엄마는 경찰에 자수의사를 밝히고 붙잡혔다.

이 사건을 수사한 검·경의 수사결과를 종합하면 엄마 A(당시 37세)씨는 세 살 난 아들을 데리고 집을 나왔다.

그리고 지인 B씨의 집에서 B씨와 B씨의 남편과 함께 더부살이하면서 지냈다.

더부살이에 눈치를 봐야했던 엄마는 아이에게 자주 손찌검을 했었고 그 강도와 횟수가 점점 지나쳤다.

구타를 견디지 못했던 아이는 끝내 숨을 거뒀고 이들은 서로 공모해 아이의 시신을 가방에 담아 주남저수지에 유기했다.

엄마는 경찰 조사를 받는 동안 진술이 오락가락했다.

결국 검찰에서 B씨와 B씨 남편도 범행에 가담한 사실이 들통나면서 세 명 모두 구속기소됐다.

A씨는 폭행치사 등의 혐의로 징역 7년을 선고받고 현재 복역 중이다.

이번 장기 결석 아동 살해 사건의 주범인 7세 여아의 엄마 박모(42)씨도 A씨와 마찬가지였다.

박씨도 지난 2009년 1월 어린 딸 둘을 데리고 집을 나왔다.

그리고 대학 동기로 알고 지내던 백모(42·여)씨의 소개로 경기도 용인의 한 아파트에서 더부살이로 함께 지냈다.

5개 방이 있는 237㎡의 이 아파트에는 당시 백씨와 백씨의 두 자녀, 백씨의 어머니, 실질적인 집주인 이모(45)씨와 이씨의 언니(50), 이씨의 남편 등 3가구 10명이 생활했다.

이 과정에서 박씨는 말을 듣지 않을 때마다 큰 딸에게 손찌검을 했고 폭행의 수위는 높아졌다.

엄마뿐만 아니라 이 집에 거주하던 이씨와 백씨도 가담하면서 점점 수위는 지나쳤고 더는 훈육이 아닌 학대가 돼버렸다.

아이를 베란다에 감금해 때리는가 하면 식사를 하루에 한끼만 주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숨지기 직전까지 구타를 당한 큰 딸은 지난 2011년 10월26일 오후 5시께 끝내 숨을 거두고 말았다.

하지만 이들은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경기도 광주의 한 야산에 아이의 시신을 유기했다.

박씨는 경찰 조사에서 "내가 다 책임지겠다. 이 사실로 자신이 처벌되면 작은 딸이 걱정돼 경찰에 신고를 못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박씨를 아동복지법 위반과 상해치사,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했다.

또 범행에 가담한 이씨와 백씨에 대해서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하고 폭행에 직접 가담하지는 않은 이씨의 언니(50)는 불구속 입건했다.

경남경찰청은 유기 장소가 이씨의 시아버지 소유인 점을 토대로 경기경찰청과 공조해 아이 시신을 찾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