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설연휴, 실컷 즐기세요…만화·웹툰 베스트 20

설 연휴, 극장가에 흥행작은 단 한 편 뿐이다. 볼 영화 다 본 관객이라면 만화를 봐도 좋다. 만화는 책으로 읽는 게 좋은 사람, 모바일로 웹툰보기를 선호하는 사람이 있다. 무엇을 봐야 할까? 국내의 대표적인 유료웹툰플랫폼 편집자들이 추천했다.

◇출판만화로 즐겨요, 한·미·일 5선

최근 3개월 국내 출간된 만화 중에서 골랐다. 먼저 상하 2권으로 구성된 ‘아이사와 리쿠’(호시 요리코)는 2015년 데즈카 오사무 문화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단편소설을 읽는 기분이다. 희한하게 서툰 그림체가 인상적인데, 메마른 감성의 한 소녀가 진짜 감정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담하게 그렸다. 마치 무균실 같은 곳에서 자신을 속이며 사는 부모를 보며 자란 문제의 소녀. 어느 날 사람 냄새 나는 환경 속에 던져졌을 뿐인데, 얼마 뒤 180도 달라진 자신과 직면한다. 결코 교훈적이지 않은 이 만화는 그저 그녀의 일상을 찬찬히 보여줄 뿐인데 마지막 에 감정의 파도가 밀려온다. 

우리나라는 일본만화가 친숙하고 미국식 그래픽노블은 독자층이 넓지 않다. 하지만 ‘배트맨’ ‘슈퍼맨’ ‘아이언맨’등 만화영웅을 주인공으로 한 히어로 무비가 인기를 끌면서 미국식 그래픽노블에 대한 심적 거리감이 많이 줄어들었다. 최근 잇따라 출간된 ‘배트맨4 제로 이어-비밀의 도시’(스콧 스나이더·그렉 카풀로·대니 미키)와 ‘’배트맨5 제로 이어-어둠의 도시‘(스콧 스나이더·그렉 카풀로·대니 미키·프코 플란첸시아)는 왜 미국이나 유럽만화를 ’그래픽노블‘이라고 하는지 새삼 실감하게 한다. 한 컷 한 컷이 그 자체로 영화다. 

‘죽다 살아났습니다요’(무라카미 다케오)는 요즘 살기가 팍팍한 독자에게 권한다. 말그대로 과로에 쓰러져 죽다 살아난 한 일러스트레이터의 자전적 만화인데, 눈물이 핑 돈다. 살아있음에 감사하게 된다. 

‘알코올중독 원더랜드’(만슈 기쓰코)는 한 여성 만화가의 너무나 솔직한 알코올중독 경험담이다. 그녀가 벌이는 ‘추태의 직소퍼즐’에 웃음이 터져 나오는데, 사실 이게 웃을 일은 아니다. 힘든 질병을 극복하고 다시 자신을 찾은 쓰라린 경험담을 자학개그로 승화시켰다. 

‘미생’ 팬이라면 최근 출간된 ‘미생10 포석’(윤태호)을 책상에 꽂아두고 싶어질 것이다. 안영이의 머리가 좀 길었고, 드라마 장백기 팬이라면 원작의 안경 쓴 장백기의 외모가 익숙지 않을 수 있겠다. 늘 자신의 부족함을 채우려는 성실한 장그래는 ‘롤모델’ 오 부장의 알아들을 수 없는 말에 학구열을 슬슬 가동시킨다. 그래서 속으로 생각한다. ‘복식부기를 알게 된다면 같이 화낼 수 있을까?’

◇웹툰플랫폼 편집자 추천 15선

레진코믹스와 짬툰 그리고 탑툰과 봄툰에서 일하는 만화 편집자에게 추천받았다. 먼저 레진코믹스 연재작 중 ‘무화’ 작가의 판타지 액션물 ‘장인의 나라’. 장인(匠人)과 뱀파이어라는 소재를 붙였다. 늙지도 죽지도 않는 존재 ‘장인’은 뛰어난 예술적 능력을 갖고 있다. 인간이 되고 싶은 장인 ‘지노’는 우연히 인간 백범을 만나고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숨은 보석’이라는 평가다. 

송아람의 ‘자꾸 생각나’는 홍상수 영화가 연상된다. 20대 청춘들의 인생과 사랑을 집요할 정도로 현실적이게 그려냈다. 뭔가 답답하면서도 두근거림의 절묘한 밸런스가 매력적이다. 

김보통의 ‘D.P 개의 날’은 탈영병을 잡는 군인들의 이야기로 군대 내 인권문제의 심각성이 절절히 다가온다. 인권 사각지대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이 돋보인다. 

비아이의 ‘너의 HEART를 나에게 줄래?’는 로맨스 학원물로 순정만화 특유의 옆구리를 간질이는 섬세한 감정묘사가 백미다. 따뜻한 이불 속에서 귤을 까먹으며 보기 좋다. 

맨오브피스의 ‘독일만화’는 제목 그대로 독일을 소재로 한 웹툰이다. 여행만으로 체험할 수 없는 지구 반대편에 있는 독일을 사소하고 자세하게 체험할 수 있다. 

산사의 ‘순정바로미터’는 이것이 대학생활임을 알려준다. 회를 거듭할수록 거듭되는 캠퍼스의 희로애락이 관전포인트. 이연지의 ‘우리사이느은’과 ‘청춘로맨스’(글 BV, 그림 미울)를 재미있게 읽은 독자에게 추천한다. 

짬툰에서는 독점 연재작 중에서 추렸다. ‘구미호’는 일본에서 활동하던 이유정 작가의 판타지액션물이다. 전란에 휩싸였던 13세기 고려시대, 구미호와 만난 패전장수의 이야기다. 

실제로 캐리커처 전문가로 활동한 신인 웹툰 작가 hana의 ‘배틀 캐리커처’는 국내 최초의 캐리커처 배틀 만화다. 개그와 드라마를 넘나드는 작품으로 하면 할수록 묘한 캐리커처의 세계에 빠져버린 ‘워니’는 자신의 실력을 과신한 나머지 분수도 모르고 베테랑 캐리커처 작가들에게 시비를 걸었다 타깃이 되고 만다. 

‘라이카’ ‘몽’으로 알려진 아이링 작가의 ‘너의 이야기’는 요괴를 친구로 둔 외톨이 여고생과 자신의 비밀을 공유한 동급생 소년과의 우정과 사랑을 그린 판타지 순정만화다. 

‘안녕 B612’는 어른들을 위한 SF순정만화다. 실험체 B612의 임시보호자로 지명된 세계 인류 생명공학부의 최연소 연구원 ‘한선우’가 그녀가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임무를 맡게 된다. 박라희 작가는 호주 시드니 국립 미술대학교를 졸업한 호주 국적의 재원으로 이 만화로 데뷔했다. 

탑툰과 봄툰을 살펴보면 우선 ‘캠핑은 빡세’가 있다. 서울의 야만적인 집값에 질려 야생으로 떠나려는 작가 ‘빡세’의 캠핑 만화다. 야생 생활에서 필요한 다양한 준비부터 돌발 상황 등의 정보 전달 효과도 높다. ‘살아있다’(3―4)는 옴니버스 형식의 좀비물로 긴장감 넘치는 연출력이 돋보인다는 평가다. 

타임슬립을 소재로 한 요리만화 ‘허식당’(선영/선이)은 알 수 없는 이유로 조선시대에서 현대시대로 타임슬립하게 된 조선식객 허균의 이야기다. 여주인공이 은실과 만나게 되면서 펼치는 요리 소재 드라마다. 

‘리벤지’(카리/산진쥔)는 중국의 인기 웹툰을 엿볼 수 있는 기회다. 단지 못생겼다는 이유로 왕따를 당하던 소녀가 어느 날 전신성형을 한 뒤 학교로 돌아와 복수를 한다는 내용이다. 아름다워진 미녀는 보통 남자를 사귀는데 이 만화에서는 복수를 한단다. 

‘구름과 흙 사이 우리가 있다’(혜인)는 특별하지도 사소하지도 않은 일상을 소재로 한 웹툰이다. 컬러시대에 수묵화처럼 검정색의 진하고 묽음으로 농담조절을 한 그림체가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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