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교황 방문 임박 멕시코, 기대와 우려 엇갈려

멕시코 국민들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문을 앞두고 높은 기대감에 들뜨고 있다. 부패와 폭력, 마약 범죄, 불평등, 그리고 급증하는 살인과 실종사건 등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멕시코 국민들의 아픔을 교황이 과연 얼마나 어루만져줄 수있을지에 관심이 집중하고 있다. 

AP통신은 교황의 방문을 앞두고 수많은 범죄 피해자 및 유가족들이 교황의 면담을 요청하고 있으며, 이를 조정하기 위해 바티칸과 멕시코 교구 관계자들이 애를 먹고 있다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교황이 지난 2014년 한국을 방문했을 때 세월호 유가족을 만났던 것으로 볼 때, 이번 멕시코 방문에서는 2014년 9월 서남부 게레로 주 이괄라 시에서 정부를 상대로 시위를 벌이다가 갱단에 의해 납치,살해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학생 43명의 유가족을 만나 위로하고 이 문제에 대한 특별한 관심을 나타낼 가능성이 크다. 

한편 당국은 교황 방문기간동안 전국 뿐만 아니라 중남미 각지에서 신도들이 모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카 바이러스 확산 가능성에 긴장하며 방역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교황의 이번 멕시코 방문 기간은12일부터 17일까지 5박 6일이다. 앞서 지난 5일 교황청 대변인인 페데리코 롬바르디 신부는 기자회견에서 "교황께서는 과달루페 성모님에 대한 자신의 신심과 사랑을 말씀하셨고 이 신심은 가톨릭 신자들 뿐만 아니라 멕시코인들 모두에게, 그리고 모든 라틴 아메리카 사람들과 미국인들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계신다.그러므로 과달루페 성모 대성전에서 거행될 미사는 이번 사목방문의 정점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과달루페의 성모'란 1531년 멕시코 시티 인근의 테페약 언덕에서 인디언 원주민 후안 디에고에게 발현했다고 전해지는 성모 마리아를 일컫는 호칭으로, 멕시코 시티에 있는 과달루페의 성모 대성당은 가톨릭 성소 가운데 두 번째로 큰 성소이다.

또 교황은 남동부 치아파스를 방문해 세 가지 원주민 언어로 미사를 집전할 예정이며, 폭력으로 얼룩진 북부 시우다드 후아레스를 방문해 구치소에 갇혀있는 범죄자 700여명을 만나는 것을 비롯해 미국과의 국경으로부터 불과 80m 정도 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 마련한 가설 제단에서 미사를 봉헌할 예정이다. 특히 국경 철조망 너머 미국 쪽에서도 약 5만명 정도의 신자들이 확성기를 통해 교황의 말씀을 들을 것으로 롬바르디 신부는 전망했다. 

교황청이 8일 발표한 교황의 멕시코 방문 공식일정에 따르면, 교황은 6일동안 멕시코에 머물면서 거의 분 단위로 스케줄을 소화할 예정이다. 

교황은 12일 오전 7시 45분(이탈리아 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피우미치노 공항을 출발해 당일 오후 2시(쿠바 현지시간) 쿠바 아바나의 호세 마르티 국제공항에 도착, 15분 뒤부터 공항에서 러시아 정교회의 최고 수장인 키릴 총대주교와 역사적인 회담을 갖는다. 지난 11세기 가톨릭 교회가 동방과 서방으로 분열된 이후 두 종교 지도자가 만나기는 약 1000년만에 처음이다. 교황과 키릴 총대주교는 이날 오후 4시 30분 공동성명서를 발표한 뒤 연설을 할 예정이다. 1시간 뒤 교황은 다시 전용기를 타고 멕시코로 향하며, 멕시코 시티 현지에 오후 7시 30분 도착한다. 

이튿날인 13일 일정 중에는 오후 5시부터 멕시코시티 과달루페 성모 대성당에서 열리는 미사가 하이라이트이며, 14일에는 헬리콥터를 타고 멕시코시티 외곽 에카테펙으로 이동해 미사를 집전한다. 15일에는 치아파스 주의 툭슬라 구티에레스, 산크리스토발 데 라스 카사스,치아파스를 연달아 방문하는 강행군 일정이다. 16일에는 중서부 미초아칸 주의 모렐리아를 방문해 호세 마리아 모렐로스 파본 경기장에서 청년 신도들과 만나고, 17일에는 북부 치우다드 후아레스에서 교도소에 수감된 죄수들을 만난 후 오후 4시부터 국경 근처 가설 제단에서 미사를 집전한 다음 이날 저녁 바티칸행 전용기에 몸을 실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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