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유력 관영 언론이 북한이 '위성'을 발사하면 새로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4일 중국공산당 기관지의 자매지인 환추스바오(環球時報)는 사설을 통해 "국제사회가 최근 북한에 대한 제재 강화를 논의하는 가운데 북한의 위성발사는 한미일 등이 강경제재 주장 세력에게 이유와 빌미를 제공하게 된다"면서 "북한이 다른 선택사항이 없어 어쩔 수 없는 이유로 이렇게 한다고 해도 상황을 지속 악화시키는 이런 시도는 자신을 회생(回生)할 희망이 없는 수렁에 빠트릴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 "중국 주류사회는 정부가 북한에 대해 제재를 강화하는 것을 지지한다"면서 "관영 언론으로서 우리는 북한의 정치적 안정이 유지되길 바라고 중국 정부가 대북 제재와 북한 경제 붕괴 사태 사이에서 균형역할을 하길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만약 북한이 위성을 발사할 경우 새로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며 이는 중국 대다수 사람의 입장"이라는 것이다.
그동안 중국은 북한에 대한 원유수출 금지 등 고강도 제재에는 동참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이런 가운데 '새로운 대가'에 대한 언급은 북한이 '위성'을 발사한다면 기존 입장에는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중국 정부의 입장을 우회적으로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언론은 또 "북한은 기이하게 강대국 사이 갈등을 부추기며 그 사이에서 핵무기 보유의 공간을 확보했고 마치 자신이 북핵 문제와 한반도 복잡한 정세의 '주도자'가 됐다고 생각하는 데 이는 분명 착각"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북한이 모든 국력을 대가로 전략핵미사일을 얻으려는 시도를 한다면 북한이 자신의 오히려 국가가 진정한 위기와 더 가까워진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면서 "북한이 비대칭 도박으로 '국부적인 주동성'을 가질 수는 있겠지만 한반도에 재난적인 위기가 발생할 경우 한반도에서 종합국력이 가장 약한 북한이 대응 능력도 제일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언론은 특히 "한·미·일 3국 중 실제로 긴장감을 느낀 국가는 한국 하나에 불과할 것"이라며 "핵 강대국 미국의 입장에서 봤을 때 북한이 지금 보유하고 있는 '핵 장치'는 '장난감' 수준이며 북한이 진짜 핵무기를 보유했다고 하더라도 그 수량을 미국과 비교했을 때 '1:100'에 불과하다"고 역설했다.
또 "북한은 여러 전략적 목적 중에는 국제사회가 자신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게 하는 것이 포함돼 있는데 이런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북한의 행보로 북한은 점점 더 피동적인 처지에 처하게 됐다"면서 북핵문제가 논의되기 20여 년 전 북한과 주변국 간의 경제발전 격차는 현재보다 훨씬 적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국 외교부는 전날 북한이 중국 정부가 북한이 지구관측위성 발사 계획을 밝힌 데 관련해 심각한 우려룰 표명하면서 신중하게 행동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는 한반도에서 어떠한 갈등이 증폭되는 것도 보길 원하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북한이 강행한다면 우리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루 대변인은 한·미·일 등의 대북 압력이 강화된 뒤 북한이 이런 행보를 보인 것을 부각시키면서 이번에 북한이 누구의 '뺨'을 때린 것인지는 당사자가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현 상황에 대한 미국 책임론을 정면으로 부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