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브라질 '지카 진앙지' 헤시피…바이러스 감염 10만명· 소두증 아기 240명

브라질 북동부의 아름다운 해변 도시가 지카 바이러스 확산의 진앙지로 지목되고 있다. 바로 페르남부쿠 주 주도인 헤시피(Recife)이다. 

지난해 4월 브라질 내에서는 처음으로 소두증 신생아 사례가 보도됐던 헤시피에서 현재 10만 명이 이상이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CNN은 최근 브라질 전체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의 약 33%가 헤시피에서 발생했다고 보도한 바있다. 그런가하면 BBC는 지난해 10월 이후 브라질 내에서 보고된 소두증 아기 사례가 약 4180건인데, 이중 헤시피 한 곳에서만 240건의 소두증 아기 사례가 보고됐다고 전했다. 

헤시피에서 활동하는 열대의학 전문가 바네사 반 더 린덴 모타 박사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최근 인터뷰에서 "지난해 8월부터 헤시피 내에서 소두증 아기가 태어나기 시작하더니 이후 매달 10건이 넘는 소두증 아기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며 "내 평생 이런 상황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빈 더 린덴 모타 박사는 소두증 아기를 출산한 산모의 70%가 임신 중 가려움증, 발열 등의 증세를 나타냈다는 점에 주목하고 지카 바이러스를 의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결국 지난해 10월 박사는 주 보건 당국에 이같은 사실을 보고했고, 브라질에서 지카 바이러스와 소두증 아기 출산 간의 유관성이 드러나게 된 계기가 됐다. 

마거릿 찬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1일 지카 바이러스 확산은 '세계 보건 비상사태'를 발표하면서도 이 바이러스와 소두증 간의 상관관계에 대해 "강하게 의심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마르첼루 카스트로 브라질 보건장관은 내외신 인터뷰에서 "100% 확신한다"고 밝혔다. 

헤시피는 브라질 북동부의 항구도시로 인구는 약 370만 명이다. 따사로운 햇볕과 아름다운 해변으로 매년 수많은 관광객을 유혹하며, '브라질의 베네치아'란 별명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포르투갈 식민지 시대의 유적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도시의 일부 지역은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돼있기도 하다. 

그러나 문제는 브라질의 대도시들이 그렇듯, 헤시피 역시 극심한 빈부 격차의 두 얼굴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브라질 내에서 다섯번째로 큰 빈민가(파벨라)가 존재하고 있으며, 일부 지역만 제외하고 보건상태가 극도로 취약한 곳이 대부분이다. 강을 따라 범람이 자주 일어나 모기가 번식하기가 매우 용이한 환경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게다가 이 도시는 '살인 도시'라는 섬뜩한 이면을 갖고 있다. 한해에 살해되는 사람이 3000명에 달한다는 보도도 있다. 

하일손 코레이아 헤시피 보건장관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이 5만~10만명 쯤 될 것"이라면서 "지금은 (감염에 따른) 소두증 아기의 잇단 출생을 목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BBC에 따르면 헤시피 최대병원인 오스왈두 크루스 병원에서는 현재 아기를 데리고 진료를 받기 위해 오랜 시간 기다리는 여성들의 모습을 쉽게 목격할 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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