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아름다운 다리'전, 정헌메세나 후원작가 그림 84점

"그림을 포기하고 싶을 때 힘을 준 곳이에요. 덕분에 파리에서 개인전을 열 수 있었어요." (화가 홍현아)

 "2014년 유럽의 촉망받는 젊은 예술가들을 위한 전시회인 '컬처 센트럴'에 초대되고, 개인전도 열어 평단의 호평을 받았죠." (2013년 수상자 모샹 알리스)

 "최근 룩셈부르크 보우글리스터 성의 입주 작가로 뽑혔어요. 이곳 지원으로 첫 개인전을 열면서 기회의 장이 활짝 열린 셈이죠." (2012년 수상자 아흐뒤엥 마히옹)

작가로서 이들을 세상에 다시 연결하는 다리가 된 곳은 정헌재단(이사장 서민석)이다. 동일방직 서민석 회장이 아버지인 고 정헌(靜軒) 서정익 회장의 유지를 받아 1979년 설립한 정헌산업 장학재단을 기반으로 그동안 섬유분야 학술과 기술 개발을 지원해 오다가 2002년부터 문화예술 분야로 지원사업을 확대했다. 2003년 정헌메세나협회를 프랑스 파리에 설립했다.

정헌메세나협회(회장 오천룡)는 작가들에게 험한 세상의 다리가 됐다. 2004년부터 매년 유럽에서 활동하고 있는 젊고 유망한 만 35세 미만의 청년작가 1명을 선발하여 정헌메세나 청년작가상을 시상하고, 작품 활동을 지원한다. 프랑스 파리의 갤러리에서 개인전도 열어준다.

2006년 이후에는 만 35세 이상 작가의 작품 활동도 지원하는 '후원작가'를 추가로 선정했다. 2008년 이후부터는 한국 작가에 국한에 오던 사업을 외국인(유럽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신진작가들까지로 지원 대상을 넓혀 한국과 유럽 간 문화교류의 장을 시도하고 있다.

선정대상 장르는 평면에 한정했다. 전통매체를 새로운 시각예술로 실험하는 젊은 작가를 발굴하여 예술 내적으로 두터운 감각을 소양하고 발전시킨다는 목적이다.

오천룡 회장은 "젊은 작가들은 동시대의 새로운 매체와 장르를 통해 다양하게 실험하는 경향이 주를 이루고 있어 상대적으로 전통적인 평면회화 분야를 다루는 작가들이 많지 않아 근원적인 예술을 독려하고 확장시키는데 의미를 둔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대변화를 수용해 앞으로는 회화 뿐 아니라 여타 장르에도 지원 범위가 확대될 수도 있다"는 여지를 보였다.

지난 10여년에 걸쳐 정헌메세나협회는 수상자 10명을 배출했고, 작품성이 인정되는 작가 29명의 작품도 수집했다. 이 상을 통해 배출된 작가들은 한국과 유럽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이며 정헌메세나의 명성을 높이고 있다. 정헌메세나협회는 "덕분에 프랑스뿐만 아니라 독일, 영국의 많은 젊은 작가들이 이 상에 관심을 갖고 메세나 사업에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업의 예술발전 지원을 통한 사회환원의 좋은 본보기로 자리 잡은 정헌재단의 지원사업은 정헌메세나협회를 통해 작가들에게 '아름다운 다리'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왔다는 평가다.

지난 10여년 간 39명의 작가를 배출한 정헌메세나협회는 프랑스 화단에서도 명성이 올라가고 있다. 특히 후원작가인 한호는 올해에만 베니스 비엔날레 특별관 전시와 브라질 리우에서 최근 개막한 트리오비엔날레에 한국 대표로 초청받아 빛을 매개로 한 우리나라의 역사·사회적 문제의식을 작품화하여 호평 받았다.

파리 정헌메세나협회가 후원한 유망한 청년작가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가 24일부터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다. '정헌메세나 후원 작가-아름다운 다리'전으로 2009년에 이어 5년만에 한국에서 선보이는 전시다.

역대 10명의 수상작가들의 작품뿐만 아니라 현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후원 작가 27명, 현 회장을 맡고 있는 원로작가 오천룡 화백의 청년시절 작품이 함께 전시된다. 국내 미술품과 달리 파리풍의 이국적인 면모를 보이는 회화 84점이 소개된다. 전시는 12월6일까지. 02-580-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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