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북한이 로켓 발사와 핵실험 카드로 위협수위를 높인 데 대해 반대 입장을 시사한 가운데 중국 유력 언론도 "위성발사에서 핵시설 가동 등 북한의 행보는 악성 순환"이라면서 비판의 메시지를 전했다.
16일 중국공산당 기관지의 자매지인 환추스바오(環球時報)는 사설을 통해 "북한이 14일 장거리 로켓 발사를 시사한 데 이어 15일 영변 핵시설이 가동 중이라고 밝히면서 한반도 정세는 새로운 한 차례 긴장이 조성되는 것을 면할 수 없게 됐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신문은 또 북한이 2012년 12월 위성발사라고 주장하며 은하 3호 로켓를 쏘아 올리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강력한 추가 제재안을 내놓았고, 북한은 이에 대한 '보복 조치'로 약 3개월 이후 3차 핵실험을 감행해 국제사회의 대립국면을 가중시켰다고 상기시켰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북한이 내달에 위성을 발사하면 또다시 안보리의 추가제재를 받게 될 것이며 북한이 유엔에 대한 보복으로 제4차 핵실험을 진행할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이 것이 바로 모두를 우울하게 만드는 북핵문제의 악성 순환이라고 신문은 평가했다.
이어 신문은 "북한이 (주권국가로서) 우주의 평화적 이용 권리가 있지만 문제는 북한이 외부에 특히 한·미·일 3개국에 진짜 위성을 발사하는 것이지 대륙간탄도미사일 실험을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믿게 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문은 또 "안보리는 이미 2013년 북한의 '위성 발사'에 대북 추가제재를 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북한이 또 다시 '위성을 발사'하면 이는 안보리에 대한 반발 행위"이며 "중국은 반드시 북한의 이런 행보와 영변 핵시설 가동에 반대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중국이 북측에 어떤 방식으로 이런 입장을 전달하고, 어떤 표현으로 북한과 국제사회와 소통할 지를 고려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북한은 핵을 둘러싸고 국제사회와 대립하면서 북핵 문제는 '풀리지 않는 매듭'이 됐고, 강력한 안보 불안감에 사로잡힌 북한은 미국 본토에 대한 핵 타격 능력을 보유하는 것만이 미국의 적대적인 대북정책에 변화를 주고 자신들의 안보를 지키는 조건이라고 더욱 믿게 됐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이런 능력(핵보유)를 위해 북한은 도박과 같은 노력을 불사했고, 이로 인해 오랫동안 외교적 고립에 처해있고,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아야만 하는 큰 대가를 지불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미·일 3국은 줄곧 북한의 이런 불안감을 이해하고 배려해주기를 거부해왔고, 군사적인 위협과 경제적인 제재를 북한과 대화하는 '기본적인 언어'로 사용했다"면서 이들 국가들의 언론매체는 북한 정권을 '요마화(妖魔化)'하면서 북한의 핵보유 노력을 '히스테리적인 행동'으로만 보도해왔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런 가운데 한·미·일의 대북정책 기조는 날로 단순해졌고, 북한의 태도 역시 점점 단순 명백해지면서 양측이 '선회(旋回'할수 공간은 매우 작아졌는데 가장 난처한 처지에 처한 것은 중국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중국은 북한 핵보유를 반대하는 한편 관련국들이 협상을 통해 긴장이 조성되는 것을 막고, 북핵문제가 '연착륙'하기를 바라는 것이며 새로 권력을 장악한 북·중 정상이 지금까지 만나지 못한 것은 분명 '비정상적인 일;이지만 북·중 양국은 여전히 원활한 소통채널을 확보하고 있으며 양측 모두 적당한 시점에 상호 선의와 우호적인 메시지를 전달해왔다고 신문은 역설했다.
신문은 "평화적인 비핵화 달성에 합의했던 9·19공동성명이 발표된 지 10년이 된 시점에서 북한은 핵 보유국을 향해 한 발 더 가까워졌고, 더 안전하지 못한 처지에 빠졌는데 관련국 가운데 가장 피해가 큰 것은 북한"이라면서 "다수 전문가들은 핵 보유가 북한에게 가져다 준 안보적인 손해는 위협을 통해 얻는 이익보다 훨씬 크다고 지적했다"고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신문은 "미국이 북한의 핵위협에 굴복하거나 북한 정부가 한·미·일의 압력에 못이겨 자신들의 발전 방향을 바꿀 것이라는 상상 모두 일방적인 소망이며, 한반도 위기는 누가 누구를 이기는 게임이 아니기 때문에 20년동안 표류해 왔다"면서 "특히 종합적 능력이 가장 약한 북한은 구소련과의 '핵 공갈 게임'을 해본 미국 정부를 겁줄 수 있다는 환상을 빨리 버려야 한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