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KDI, 석달째 경기 하방위험↑…정국 불안보다 美 관세조치 더 악재

경제동향 3월호 발표…3개월째 '경기 하방 위험' 언급
"정국 불안 영향 완화되고 있지만 대외 여건은 악화"
"통상 갈등 심화되면서 세계 무역에 대한 우려 커져"

 

[파이낸셜데일리 강철규] 한국경제연구원(KDI)이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해 "건설업 부진과 수출 여건 악화로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고물가·고금리와 탄핵정국으로 내수가 부진하고, 미국의 관세조치 압박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커진 데 따른 영향이 향후 경기 전망을 어둡게 했다. 

 

KDI는 10일 발표한 'KDI 경제동향' 3월호에서 "정국 불안의 영향은 완화되고 있으나, 대외 여건이 악화되며 경기 하방 위험이 높아졌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KDI는 지난 1월 발표한 경제동향에서 '경기 하방 위험 증대'라는 표현을 2년 만에 처음으로 사용한 뒤 3개월째 부정적인 경기 판단을 유지하고 있다. 또 이번 경제동향 3월호에서는 '증대'가 '확대'라는 표현으로 바뀌면서 부정적인 느낌이 좀 더 강해졌다.

 

최근 경기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12·3 비상계엄 사태보다는 미국의 관세 부과 등 대외 악재가 더 큰 것으로 판단했다.

 

KDI는 "가계와 기업의 심리지표는 작년 말 정국 불안의 충격에서 점차 벗어나는 모습이나, 미국을 중심으로 통상 갈등이 심화되며 세계무역 위축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산업 활동은 건설업을 중심으로 생산 증가세가 완만해지고 있는 가운데 수출 증가세도 축소되는 등 하방 위험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1월 전산업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3.5% 감소했다. 광공업 생산(-4.1%)은 설 연휴와 임시공휴일 지정에 따른 일시적인 감소세라고 판단했지만, 건설업(-27.3%)과 서비스업(-0.4%)은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소매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보합세를 나타냈다. 다만 고금리 기조와 소비심리 위축으로 여전히 부진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고 KDI는 짚었다.

설비투자는 조업일수 축소 등 일시적 요인으로 전년 동월 대비 3.1%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통상 갈등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 확대로 향후 설비투자 여건이 제약될 가능성은 열어놨다.

건설투자의 부진은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1월 건설기성은 전년 동월 대비 27.3%나 감소했다. 부동산 경기가 둔화되면서 선행지표 성격인 건축착공면적(-32.6%), 건설수주(-25.1%)도 크게 감소했다.

 

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소폭(1.0%) 증가했지만 일평균 기준으로는 전월보다 5.9% 감소했다. 미국의 관세 인상이 향후 수출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했다.

KDI는 "전체 수출에서의 비중을 고려했을 때 자동차, ICT 및 일반기계에 대한 관세 인상이 우리 수출에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고용 여건은 둔화되는 모습이다. 1월 취업자수는 정부 일자리사업 재개에도 불구하고 건설업과 내수 밀접 서비스업의 부진이 지속되면서 전년 동월 대비 13만5000명 증가하는데 그쳤다. 건설업은 16만9000명, 도소매업은 9만1000명씩 취업자수가 감소했다.

2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0% 상승했다. 수요 압력이 낮게 유지되면서 물가 상승세가 둔화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외 불확실성 확대로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미국의 관세 정책 관련 불확실성으로 2월 원·달러 환율은 전월 말 대비 0.7% 상승한 1463.4원을 기록했다. 코스피200 변동성지수(18.8→22.9)도 전월 대비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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