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 11월28일. 내가 아내와 결혼할 때 황순원 선생님이 주례를 서주셨다. 평소에 말씀하시기를 싫어하셔서 강연 같은 것을 한사코 사양하시던 선생님은 내가 부탁하자 서슴지 않고 이를 수락해주셨다. 첫 딸을 낳았을 때 선생님께 작명을 부탁드렸더니 선생님은 자신의 소설 '일월(日月)'에 나오는 '다혜'(多惠)라는 이름을 주셨다. 그러면서 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 소설의 여주인공 중에서 내가 다혜를 가장 좋아하거든.' 그리고 2000년 10월25일. 나의 딸 다혜가 자신을 닮은 딸 정원이를 낳았다. 정원이는 나의 딸의 딸이다."지난해 9월 '별들의 고향'으로 떠난 최인호(1945~2013)의 미발표작 '나의 딸의 딸'이 작가의 1주기에 맞춰 25일 출간된다. 작가가 작고하기 4년 전 지어둔 제목 그대로다. "딸아이는 요즈음 사춘기의 절정에 있다. 지금은 내 큰 옷을 입고 다니고, 콘서트에 가서 소리 지르고 박수를 치지만 내일은 어떻게 변해버릴지 나는 시한폭탄을 하나 갖고 있는 것처럼 늘 불안하고 조심스럽다."(127쪽)'나의 딸의 딸'은 작가이기에 앞서 한 아버지이며 할아버지인 최인호가 딸과 손녀에게 전하는 가슴 벅찬 사랑과 감사의 고백이다. 딸과
1985년 봄, 실리콘밸리에서는 기술 혁명이 진행 중이었다.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더그 메누에스는 그곳에서 이야깃거리를 찾고 있었다. 대단한 무언가를 원했다. 그때 스티브 잡스는 자신이 세운 애플에서 쫓겨나 새로운 컴퓨터 회사 넥스트를 막 시작하던 참이었다. 교육을 변혁할 힘을 지닌 슈퍼컴퓨터를 만드는 게 잡스의 목표였다. 메누에스는 원하던 이야깃거리를 찾았다. 세계 최정상급 기술자들을 매개로 혁신의 정신과 그 실체를 필름에 담는 것.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넥스트에서 잡스와 동료들이 새로운 컴퓨터를 만드는 모습, 즉 제품 구상부터 출시까지 전 과정을 카메라에 담고 싶다는 메누에스의 제안에 잡스가 전례 없이 접근을 허락한 것이다. 잡스는 메누에스에 대한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메누에스가 아무런 제약 없이 회사 어디든 드나들 수 있도록 허락했다. 이후 3년간 메누에스는 세계적인 기술 천재들과 동고동락하며 그들의 솔직한 일상을 찍었다.애초에 3년 정도를 계획한 메누에스의 프로젝트는 더 원대해졌다. 그의 카메라는 넥스트에 이어 실리콘밸리의 다른 선도적 기업으로 향했다. 잡스가 메누에스에게 완전한 접근을 허락한 것이 계기가 돼 각 기업의 책임자들은 메누에스에게 내부의 빗
국립나주박물관은 오는 19일부터 내달 9일까지 '베트남 고대 문명전, 붉은 강의 새벽' 특별전을 개최한다고 17일 밝혔다.베트남 고대문명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국립중앙박물관과 베트남국립역사박물관이 지난 2009년부터 진행해 온 베트남 선사문화 공동 학술조사 성과를 바탕으로 기획됐다. 이번 순회 특별전은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제주박물관에 이어 나주박물관이 세 번째다. 이번 특별전은 모두 3부로 구성됐다. 1부 '동선 문화 이전의 청동기 문화'에서는 풍응우옌 문화와 동더우 문화, 고문 문화로 발전한 초기 베트남 청동기 문화가 소개된다.2부 '동선 문화'에선 베트남 청동기 문화의 절정기를 장식한 청동 북과 다양한 청동 유물 등이 전시된다.3부 '사후인 문화'에서는 동선 문화와 비슷한 시기에 베트남 중남부를 장식했던 사후인 문화의 독특한 독널 무덤과 아름다운 장신구들을 살펴 볼 수 있다.이와 함께 오는 19일 오후 2시30분~3시30분까지 박물관 강당에서 '베트남 사후인 사람들의 장례풍습과 해양교류'를 주제로 한 초청 강연회도 열린다.강사는 전시 유물의 원 소장기관인 베트남국립역사박물관 고고부 소속 연구원 응원 응옥 찻(Nguyen Ngoc Chat)
국립국악원(원장 김해숙) 국악연구실이 25일 오후 2시 서초동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국악 관현악의 현안과 과제'란 주제로 국악학학술회의를 연다.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의 류형선 예술감독이 좌장을 맡아 '국악 관현악'에 대해 토론한다. 국악 관현악의 작곡, 음향, 악기, 조율의 문제 등 실제 연주 관련 내용이 주요 쟁점이다. 또 국악 관현악의 활성화를 위한 시도와 연주자 양성 및 채용 등에 대한 논의도 펼친다. 주재근 국립국악원 학예연구관과 박치완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악장이 기조발제한다. 토론자로는 김만석(성남시립국악단 감독 겸 지휘자), 박호성(세종국악관현악단 단장 겸 상임지휘자), 원일(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과 채치성(국악방송 사장), 김대성(작곡가), 김성국(중앙대학교 교수), 황호준(작곡가) 등이 참여한다.국악 관현악에 관심 있는 사람은 사전 등록 없이 무료로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회의 당일에는 국악방송 라디오와 웹TV를 통해 회의가 생중계될 예정이다.
국립중앙도서관(관장 임원선)이 22일 디지털도서관 대회의실에서 '장애 아동·청소년 독후감 본선대회'를 연다. 올해로 7회째를 맞는 이번 대회는 지식정보소외계층인 장애 아동·청소년의 독서의욕 고취 및 올바른 정서함양을 위해 매년 9월 독서의 달에 열린다.'책 속에서 만난 나의 미래'를 주제로 내건 이날 본선대회에는 전국 특수학교 및 일반학교 특수학급 재학 장애학생 중 지난 7월 예선대회를 통과한 시각·청각·발달·지체장애 초중고등부 8개 부문 56명이 참가한다. 참가자들은 자신이 읽은 책을 통해 설계한 '나의 미래'에 대한 독후감을 발표한다.대상(2명), 최우수상(8명), 우수상(8명), 장려상(8명), 노력상(30명)을 수여한다. 시상식은 이날 오후 4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국립중앙도서관 관계자는 "향후에도 장애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국의 장애 아동·청소년들이 책과 도서관을 통해 자신의 미래를 발전적으로 설계하고 우리 사회의 당당한 일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방안을 모색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은 17~19일 '세계의 만남, 평화의 물결'이라는 주제로 평화축제(WARP)를 개최한다. 17일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리는 개막식에는 10만여명이 참석해 카드섹션과 '평화의 아리랑' 퍼포먼스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에는 20여명의 전직 대통령을 비롯해 종교지도자 등 1200명이 참석한다. 에밀 콘스탄티네스쿠 전 루마니아 대통령과 버티 아현 전 아일랜드 수상, 가우덴시오 로잘레스 필리핀 마닐라 추기경 등 10명은 축사를 한다.
강원 원주시 대표 축제 '다이내믹 페스티벌'이 17~21일 5일 간의 일정에 돌입한다. 17일 원주문화재단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부터 따뚜공연장에서 열리는 개막식에서 한국전통예술단 '아울'의 축하공연을 시작으로 평창 동계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하는 문화도민댄스팀의 'LOVE 플래쉬 몹'이 펼쳐진다.또 조항조, 김종서 밴드 등 유명 가수들과 댄싱카니발 해외팀의 초청 공연이 펼쳐진다.다이내믹 페스티벌의 하이라이트인 '댄싱 카니발'은 전국 최대 공모형 거리 퍼레이드로 17일부터 20일까지 4일간 저녁 6시30분 부터 원일로, 단계동 장미공원길, 따뚜 공연장에 특수 제작된 120미터 대형 무대에서 퍼레이드로 진행된다. 21일 폐막식에서는 4일 간의 퍼레이드를 통해 BEST 15 순위에 오른 팀들을 대상으로 본선 퍼레이드를 펼쳐 각 부문별 대상, 최우수상, 금상, 은상, 동상, 창작안무상 등 총 상금 1억원의 주인공을 선정한다.댄싱카니발 외에도 18일 군악의 날, 19일 클래식의 날, 20일 합창의 날, 21일 폐막식 등 즐길거리가 가득하다. 특히 클래식의 날인 19일 준비된 세계적인 팝페라 가수 폴 포츠와 원주 청소년 오케스트라의 협연은 원주 시민들에게
도랑(溝)으로 구획된 원삼국시대 대규모 집단 무덤이 국내에서는 충북 청주에서 발견됐다.문화재청(청장 나선화)은 (재)중앙문화재연구원(원장 조상기)이 발굴조사하는 오송 2생명과학단지 조성사업지 봉산리 유적에서 원삼국시대 집단 무덤을 발굴해 17일 오후 3시 현장 설명회를 연다고 16일 밝혔다.이번에 발굴한 무덤은 구릉의 능선을 따라 큰 도랑(깊이 1.5m, 너비 3.5m, 남아 있는 길이 약 300m)을 파서 무덤 공간을 나누고 양측 사면으로 둘레에 네모꼴의 작은 도랑을 갖춘 주구 토광묘(周溝土壙墓) 170여 기다.마치 지금의 공원묘지를 보듯 질서정연하게 대규모로 조성했다.큰 도랑으로 대규모 묘역을 나누고 가지런하게 무덤을 만든 사례는 국내에서 처음 확인된 것으로 앞으로 관련 학계의 연구에 기대를 모은다.무덤에서는 짧은목항아리(短頸壺), 바리(鉢), 검은간토기(黑色磨硏土器), 고리머리장식칼(環頭刀), 쇠창(鐵鉾), 쇠낫(鐵鎌), 청동마형대구(靑銅馬形帶鉤), 구슬 등의 유물이 나왔다.이런 유물 조합으로 봐서 이 무덤군은 원삼국시대에서 삼국시대 초(3~4세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일부 무덤에서는 백합조개, 피뿔고동, 생선뼈(도미), 조류(꿩)의 뼈 등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6일로 5개월이 되는 가운데 뉴욕의 중견 화가가 세월호 참사를 주제로 한 연작들을 잇따라 발표해 관심을 끌고 있다.화제의 주인공은 윤경렬(67) 작가. 그는 지난 7월1일 뉴욕 퀸즈뮤지엄에서 개막한 ‘시간의 그늘 : 재미한인작가 아카이브 2부 1989∼2001’ 전에서 세월호 작품을 처음 선보인 바 있다. 당시 전시회는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까지 뉴욕서 활동한 한국의 대표 작가 44인의 작품전으로 많은 갤러리들의 주목을 받았다.세월호 비극을 주제로 한 윤경렬 작가의 작품은 검은색 선체 바닥과 거친 파도의 추상적 이미지에 노란색 리본과 한글로 '엄마 사랑해'라고 표현해 미국인 관람객들도 한눈에 세월호 참사임을 알아보고 관심을 기울이는 모습이었다.이후에도 세월호 시리즈를 계속 그려 지금까지 일곱 작품이 완성됐고 최근 뉴저지 해켄색의 고급몰 블루밍데일 백화점 내에 있는 리버사이드 갤러리에서 시범전시를 했다. 세 작품은 캔버스에 네 작품은 아크릴 글래스에 표현했다.윤경렬 화백은 15일 ‘글로벌웹진’ 뉴스로(www.newsroh.com)와의 인터뷰에서 “아직도 지난 4월16일의 대참사 충격을 잊을 수 없다. 도저히 가만 있을 수 없
덥고 가물어 우리를 지치게 했던 여름이 물러나고 가을이 동구밖까지 들어섰다. 우리를 힘들게 했던 올 여름을 상큼하고 달콤하게 채워 줄 재즈가 찾아온다.부드럽고 때론 격정적이며 편안함을 안겨주는 경기 가평군 자라섬 국제재즈페스티벌(이하 자라섬재즈)이 10월 3일~5일까지 경기도 가평 자라섬 일대에서 열린다.11회째를 맞는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은 아시아 최고의 재즈축제답게 마에스트로의 정열적이고 뜨거운 리듬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선보인다.◇ 자라섬 그 자체만으로도 음악이다자라섬 재즈는 자라섬의 자연적인 공간과 때론 격정적이고 부드러우면서도 달콤함을 갖는 재즈가 어우러져 매력과 감동을 선사하는 대한민국 국가대표 축제다.자라섬과 가평은 전 지역이 자연생태공원이라 불릴 만큼 싱싱함과 푸름이 가득한 곳이자 그 이름만 들어도 설레임이 이는 곳이다. 여기에 자라섬 재즈는 자라섬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하는 축제다.이곳에 자리를 깔고 앉으면 모든 것이 음악이 되고 모든 음악은 자유로움과 안정을 주고 기쁨을 가져와 심호흡을 한번으로 아픔과 스트레스가 치유된다. 재즈를 몰라도 좋다. 자라섬의 모든 공간, 시간, 공기가 이미 음악이기 때문이다.한 마디로 자라섬재즈는 가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