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朴 대통령, 파독 광부·간호사 50년 만의 만남

박근혜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파독 광부·간호사 출신 독일 동포들과 만나 "나라 발전의 종잣돈을 만들어주신 분들"이라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독일을 국빈방문 중인 이날 박 대통령은 마지막 방문지인 프랑크푸르트 스타이겐버그호텔에서 파독 광부·간호사 출신 동포 18명과 접견을 가졌다. 당시 독일에 파견된 광부․간호사들은 약 1만8000명으로 이 중 약 3300명이 아직까지 독일에 체류 중이다.

연분홍 저고리에 파란 치마의 한복차림으로 참석자들과 만난 박 대통령은 먼저 박정희 전 대통령 내외의 방독 당시를 언급하면서 "그때 어머니, 아버지와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들이 목놓아 우셨다고 이야기를 들었고 사진도 봤다"며 "어머니도 울지 않겠다고 여러 번 마음을 잡수셨어도 목이 메 말씀을 못하셨다는 광경을 다 기억하실 것"이라고 말을 꺼냈다.

이어 "나라발전의 종잣돈을 여러분들께서 다 만들어주신 건데, 그런 여러분들의 모습을 보고 한국을 도와줘도 되겠다는 마음을 당시 지도자들이 갖게 됐다는 뒷이야기도 들었다"면서 "오늘날의 조국 발전의 토대를 만들어주신 정말 고마우신 분들"이라고 말했다.

또 이날 발표한 한반도 평화통일구상을 들어 "나라가 이만큼 발전을 했으니 그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이라며 "힘이 나시는 소식들이 많이 들려올 수 있도록 제가 최선을 다해서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박 대통령은 접견 이후 이들 파독 광부·간호사를 비롯한 현지 교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동포간담회를 가졌다. 박 대통령은 "여러분의 모습은 세계 속에서 대한민국의 이미지까지 바꿔놨다"며 "동포 1세대이신 파독 광부, 간호사, 간호조무사 여러분은 땀과 눈물로 조국 근대화의 초석을 만들어 주셨다"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또 "이런 여러분의 노력이 한강의 기적을 이루는 디딤돌이 됐고 오늘날 대한민국의 번영을 만든 출발점이 됐다"면서 "헌신과 희생에 모든 국민의 마음을 모아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한국과 독일은 전쟁과 분단, 짧은 기간 동안의 경제 발전 등 비슷한 역사적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며 "독일은 분단을 극복하고 통일을 이뤄낸 우리의 롤모델"이라고도 강조했다.

이어 "독일 통일이 오늘날의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것은 꾸준한 준비과정이 있었기 때문이고 지도자들의 용기 있는 결단과 이를 뒷받침하는 국민들의 단합된 힘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우리 통일도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독일 국적을 가진 자녀들의 한국 체류비자 문제로 한국에서 활동할 기회를 찾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들었다"고 언급하면서 "이 문제도 해결 방안을 찾아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파독 광부 출신인 하성철 베를린한인회장과 파독 간호사 출신인 노민아 재독 한인간호협회장, 최월아 민주평통자문회의 북유럽협의회장 등을 비롯해 동포 150여명이 참석했다.

유제헌 재독한인총연합회장은 "1964년 12월10일 박정희 전 대통령께서 광산촌을 찾아와 저희 손을 맞잡고 흘린 뜨거운 눈물을 아직도 독일 동포들은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면서 "국가가 파송했던 파독 근로자들이 파독의 마침표를 찍고 아름다운 귀향의 발길이 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건의하기도 했다.

파독 광부로 1974년에 독일에 온 김상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은 기자들과 만나 "1세대 파독 광부로 베를린장벽이 무너지는 걸 현장에서 목격했다"며 "우리 세대에서 38선이 무너져 남북이 하나가 되는 극적인 장면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헤센주가 주최한 만찬 참석을 끝으로 귀국길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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