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로 4년만에 복귀했다.
단 2대 주주(지분 12.6%)인 금호석유화학 측이 선임 절차상 하자를 이유로 주주총회 결의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해 향후 진통이 예상된다.
아시아나항공은 27일 오전 서울 강서구 오쇠동 본사에서 제26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김수천 전 에어부산 대표이사를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고 정창영 전 연세대 총장과 정건용 전 산업은행 총재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했다.
박 회장은 주총 직후 열린 이사회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2010년 3월 대우건설 인수 등으로 인한 경영난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지 4년만이다. 아시아나항공은 박삼구·김수천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된다. 윤영두 대표이사는 물러난다.
이날 주총은 금호석화 측이 박삼구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과 금호산업 의결권 무효를 주장하면서 한때 잡음이 일었다. 박삼구 회장의 동생인 박찬구 회장이 이끄는 금호석화는 주총 전부터 박삼구 회장의 아시아나항공 사내이사 선임에 반대입장을 밝혀왔다.
금호석화 대리인은 이날 윤영두 아시아나항공 이사회 의장의 개회선언 직후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은 (10%가 넘는) 상호주식을 보유해 상법상 금호산업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며 "이번 주총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아시아나의 최대 주주는 지분 30.1%를 보유한 금호산업이다. 아시아나항공도 금호산업 지분 12.8%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윤 의장은 "안건과 무관한 질문을 계속 하면 발언 기회를 주지 않겠다"고 제지한 후 안건 승인 절차에 들어갔다. 금호석화 측은 박삼구 회장의 이사 선임건을 반대의사를 표시했지만 발행주식 총수 25% 참석과 출석주주 과반수 찬성으로 승인됐다. 이후 이사회에서도 무난히 마무리됐다.
금호석화 측은 이날 오후 주총의 절차적 하자를 문제삼아 서울남부지법에 아시아나항공 주주총회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금호석화 측은 금호산업 의결권(30.1%)을 제외하면 의결정족수에 미달돼 이사 선임안에 제동을 걸 수 있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법적 절차를 검토한 결과,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이사 선임 안건 외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보수한도 승인 등 안건은 무난히 통과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