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10월 외화예금 65억 달러↑…환율 상승 기대 반영

 

[파이낸셜데일리 송지수 기자] = 기업들이 원·달러환율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수출 대금을 원화로 환전하지 않고 보유하면서 지난달 말 외국환은행의 거주자외화예금 잔액이 기업을 중심으로 전달보다 65억 달러 늘어났다.

1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10월중 거주자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10월 국내 거주자의 외화예금은 1007억7000만 달러로 전월말 대비 65억7000만 달러 늘면서 3개월 연속 증가했다. 증가폭도 전달(16억 달러) 보다 확대됐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 기업,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에 진출한 외국기업 등이 국내에 보유하고 있는 외화예금이다.

미 달러화예금은 875억2000만 달러로 53억7000만 달러 늘었다. 기업이 50억7000만 달러 늘어난  704억9000만 달러, 개인이 3억 달러 늘어난 170억3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기업이 전체 달러예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0.5%로 2018년 11월(81.2%) 이후 2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기업 비중이 80%를 넘어선 것은 2019년 2월(80.4%) 이후 2년 8개월 만이다.  

달러 강세에도 외화예금이 증가한 것은 환율이 더 오를 것으로 보고 환전을 하지 않고 자금을 예치해 뒀기 때문이다. 통상 통상 환율이 상승하면 수출기업 등 달러를 대량 보유한 거주자들이 내다 팔기 때문에 외화예금이 감소한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말 기준 1181.9원으로 전월(1170.4원)보다 11.4원 상승했다.

윤경수 한은 국제국 자본인동분석팀 팀장은 "통상적으로 환율이 오르면 외화예금이 감소하기는 하지만 원·달러 환율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되면 달러를 환전하지 않고 보유하거나 더 매입하는 경우도 있다"며 "10월의 경우 월 중에 오르다가 월 말에 내려가는 등 원·달러환율 변동성이 컸는데, 11월 미국 연준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를 앞두고 원·달러환율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되면서 들어온 수출 대금을 원화로 환전하지 않고 보유하는 기업들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로화 예금은 기업의 현물환 매도 축소, 단기 운용자금 예치 등의 영향으로 전월대비 5억5000만 달러 늘어난 44억4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위안화 예금과 엔화 예금은 각 1억3000만 달러, 4억 달러 늘었다. 영국파운드화, 호주 달러화 등 기타통화 예금은 18억7000만 달러로 1억2000만 달러 늘었다.

주체별로는 기업예금(757억6000만 달러)은 21억 달러 증가하고, 개인예금(184억4000만 달러)은 5억 달러 감소해 전체적으로는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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