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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요금제 다양화' 아직 '감감'…시니어요금제 우선해야

고령층 5G 가입자, 최소 백만명대 추산…알뜰폰은 만명대
5G 월평균 이용량 25기가…요금제는 10→100기가로 '점프'
통신사 "요금 다양화, 아직 공표 단계 아냐…니즈에 맞출 것"

 

[파이낸셜데일리 이정수  기자]   5G 요금제가 점차 다양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은 갈 길이 먼 것으로 보인다. 최대 취약계층에 속하는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요금제는 아직 미비한 실정이고, '중간 수준' 가격의 요금제 조차 없어 고객들의 불만이 높다.

8일 통신업계 등에 따르면 통신3사 가운데 만 65세 이상 고객을 대상으로 한 5G 요금제를 출시한 곳은 LG유플러스가 유일하다.

LG유플러스의 '5G 라이트 시니어' 요금제는 월 4만5000원에 8GB의 데이터와 전량 소모 시 최대 1Mbps 속도로 무제한 데이터를 제공한다. 월 7만5000원(150GB), 월 5만5000원(12GB), 월 4만7000원(6GB) 수준인 LG유플러스의 일반 5G 요금제와 비교하면 더 저렴한 셈이다.

LG유플러스가 시니어 요금제를 도입한 것은 지난 2019년 7월이다. 그 뒤로 2년 이상이 지났지만 아직 KT와 SK텔레콤(SKT)은 별도의 시니어 요금제가 없다.

시니어 요금제가 아예 없는 나머지 2개 통신사의 일반 5G 요금제 체계를 보면 KT는 시니어 요금제와 비슷한 가격인 월 4만5000원에 5GB(최대 400Kbps 무제한)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이 전부다. SKT의 경우 월 2만6000원(2GB), 월 3만6000원(4GB) 상당의 요금제가 있지만, 4만원대 요금제는 없이 바로 월 5만5000원(10GB)으로 넘어가게 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9월 기준 통신3사(알뜰폰 제외)의 5G 가입자 수는 총 1836만4582명이다. 연령별 5G 가입 현황이 공개되진 않았으나, 2021년 기준 전체 인구 대비 고령인구(만 65세 이상)의 비율 16.5%를 단순 대입해보면 전체 5G 가입자 가운데 고령층은 약 303만명으로 추정된다. 고령층이 인구 대비 5G 가입을 적게 한다는 것을 감안해도 인구 비율상 5G 가입자 수는 적어도 백만명 단위에 이를 수밖에 없다.

 

 

올해 기준 만 5~19세 인구 비중은 약 13.5%지만 통신3사 모두 올해부터 청소년·어린이 5G 요금제를 신설해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의 스마트폰 이용률이 훨씬 높다는 점을 고려해도 5G 확산 속도가 더 빨라지는 상황에서 인구 비율이 더 높은 고령층을 위한 요금제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고령층이 비교적 애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알뜰폰(MVNO)의 경우에는 저렴한 5G 요금제가 존재한다. 하지만 9월 기준 알뜰폰 5G 가입자는 전연령에서 4만1171명에 불과하다. 고령층도 알뜰폰보다 통신3사의 일반적 요금제를 사용하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셈이다.

지난달 진행된 국정감사를 비롯해 최근 통신3사에게는 '5G 요금제 다양화' 과제가 계속해서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시니어 요금제 문제 외에도 일반 5G 요금제의 가격 책정이 불합리하다는 것이 가장 큰 폐해로 지적되고 있다. 10GB 수준의 요금제에서 바로 100GB 이상의 요금제로 넘어가는 등 실제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용량의 요금제가 없다는 것이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9월 기준 5G 요금제 가입자 1인당 월 평균 트래픽 이용량은 약 25.23GB다.

통신3사는 DIY요금제 등을 비롯해 5G 요금제를 더욱 다양화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는 단계까지 도달하지는 못한 모양새다.
 

 

5G 요금제 다양화 방안에 대해 SKT 관계자는 "아직 어떤 요금제를 언제 출시하겠다고 말씀드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면서도 "다만 실버 세대를 포함해 고객의 트렌드·니즈가 굉장히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여러 요금제를 신설하려는 경영진의 의지에 따라 준비는 하고 있다"고 말했다.

KT 또한 SKT와 비슷한 입장을 밝혔다. KT 관계자는 "현재 요금제에서 가짓수를 몇 가지 더 늘리겠다는 식의 목표를 갖고 있진 않다. 시장 상황이나 소비자 니즈에 맞게끔 준비를 하고는 있는데 아직 공표될만한 수준은 아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실 5G뿐만 아니라 요금제들의 종류가 매우 많았는데 '너무 복잡하다'는 소비자들의 니즈가 많아서 단순화했었다가, 이젠 '소비자 선택권이 사라졌다'는 얘기가 다시 나오고 있다"며 "(5G 시니어 요금제의 경우)시니어들이 5G에 대한 니즈가 그렇게 많진 않아서 그랬던 부분이 있다. 요금제는 항상 유동적이다 보니 니즈가 생기면 저희도 당연히 늘려야 하기 때문에 모두 고려해서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5G 가입자 수가 늘어나면서 올해 3분기에도 통신3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1조원이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통신 3사의 합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선 것은 올해 1분기 이후 3분기 연속이다. 지난 5일 가장 먼저 3분기 실적을 발표한 LG유플러스가 전년 동기대비 10.2% 증가한 276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등은 KT와 SKT의 3분기 영업실적을 각각 3720억원, 3961억원으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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