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머지포인트 사태 집단분쟁 조정·집단소송 국면 돌입

머지플러스 상대 상담 2031건 자체 의뢰
소비자 자체 접수 원칙이나 이례적 조치
2018년 라돈침대 사건 당시도 직접 의뢰
강제력 없어 회사가 조정안 거부시 소송
피해자들도 로펌 통해 내주 손배소 준비
티몬도 환불 문제로 법적 조치 검토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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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데일리 강철규 기자]  1만7000여건이 넘는 머지포인트 피해 관련 상담을 받은 한국소비자원이 집단분쟁 조정을 자체 추진하는 사실이 확인됐다. 소비자가 직접 조정을 신청해야 하는 게 원칙이지만 중대성을 고려해 이례적으로 상담 2000여건을 추려 준사법기구에 의뢰했다.

여기에 피해자 100여명이 법무법인을 선임해 이르면 다음주 중 머지포인트 운영사를 상대로 법원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집단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전자상거래 업계에서도 운영사를 상대로 환불 문제를 놓고 법적 조치를 검토 중이다.

 

 

상담 1만7000건 받은 소비자원 분쟁조정 의뢰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9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7일 기준 머지포인트 상담 2031건을 산하 준사법기구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조정위)에 의뢰했다고 밝혔다.

집단분쟁 조정은 법률상 또는 사실상 쟁점이 같은 비슷한 유형의 피해를 본 소비자 50명 이상이 모인 뒤, 대표 당사자를 선임해 조정을 요구하는 제도다.

조정위엔 공정거래위원장이 임명·위촉하는 150명 이내 위원을 두고 있다. 비상임위원은 소비자·사업자대표, 전문가, 변호사 등이 포함된다. 조정에 착수하면 이 중 3~11명이 사건을 심의·의결한다.

머지포인트 운영사 머지플러스가 지난달 11일 전자금융업 등록을 이유로 서비스 축소 운영을 발표하면서 한달이 다 된 현재까지 환불 사태가 이어진다.

머지플러스는 물론 상품을 판매한 11번가·위메프·티몬·G마켓·롯데온(ON) 등 전자상거래(e커머스) 업체들도 환불 요구를 받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서비스 축소 당일인 8월11일부터 지난 6일까지 머지플러스와 e커머스 업체를 상대로 접수된 머지포인트 관련 상담만 1만7158건에 이른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직접 집단분쟁 조정을 신청한 사례는 단 한건도 없었다. 소액피해자가 많아 머지포인트에서 돌려받지 못하는 돈보다 많은 비용을 들여 변호사를 선임해야 하는 등 부담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때문에 한국소비자원이 소비자들을 대신해 분쟁조정 기구인 조정위에 집단분쟁을 의뢰한 것이다.

한국소비자원 측은 "원래는 소비자들이 규정에 따라 직접 분쟁 조정을 신청해야 한다"면서도 "접수된 상담이 워낙 많아 빠른 처리를 위해 상담을 취합하고 조정위에 의뢰해 편의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소비자원, 라돈침대 사건도 집단분쟁 조정 직접 의뢰

 

한국소비자원은 2018년 이른바 '라돈침대 사건' 당시에도 같은해 5월23일부터 같은해 6월27일까지 5차례에 걸쳐 조정위에 집단분쟁 조정을 직접 의뢰했다. 유명침대 매트리스에서 방사성 물질(라돈)이 검출됐다는 SBS 보도로 처음 알려지며 파장을 몰고 왔다.

조정위는 2018년 6월25일 집단분쟁 조정 개시 결정을 내리고 같은해 7월 2~31일 집단분쟁 참가 신청 접수를 받았다. 이후 같은해 10월29일 침대 회사에 2018년 말까지 신청인 4655명에게 각 30만원을 지급하고 동급 매트리스로 교환하는 조정안을 결정했다.

 

 

한국소비자원이 의뢰한 머지포인트 상담 2000여건 중 아직 조정위가 공식 접수한 내용은 없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조정위가 조만간 집단분쟁 조정 개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조정위는 집단분쟁 조정을 공식 접수받은 날로부터 60일 이내 조정 개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추가로 60일을 더 보류할 수 있다.

조정에 나서기로 결정하면 다시 30일 이내 그 결정을 내려야 한다. 사실관계 파악 등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30일씩 2번(최대 총 90일) 조사를 연장할 수 있다.

조정안이 내려져도 기업이 이를 거부하면 민사소송으로 이어진다. 2018년 라돈침대 사건 당사자인 대진침대는 조정 결과를 수용하지 않았다. 2020년 조정위가 의결한 집단분쟁 사건 총 3건 중 1건은 조정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불성립됐다.

 

 

피해자들 이르면 다음주 손해배상 청구 소송

 

머지포인트 피해자들도 머지플러스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요구하는 집단소송 절차에 돌입했다.

이날 법무법인 정의에 따르면 머지포인트 피해자 법률 대리인을 맡은 강동원 대표 변호사가 다음주 중 서울중앙지법에 머지플러스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장을 제출할 계획이다.

 

 

피해자들은 머지플러스가 계약상 채무를 불이행했고 약관규제법을 위반했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포인트 구매액이 아닌 충전 포인트 만큼에 해당하는 금액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를 검토 중에 있다. 예컨대 16만원을 주고 20만 포인트를 샀다면 20만원을 돌려달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강 변호사에 따르면 이날까지 100여명이 집단소송 참여 의사를 밝혔다. 집단소송 참여 인원 규모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피해자들은 권남희 머지플러스 대표이사는 물론 금융회사와 e커머스 업체들을 상대로 추가 집단소송을 제기하는 방향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 변호사는 "한국소비자원 집단분쟁 조정 신청을 고려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시간이 지연되고 조정안을 머지플러스 측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만"이라며 "피해자가 손해를 본 게 확실하고 계약 위반이 명백해 조정 신청 없이 집단소송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커머스 업체 티몬도 머지플러스를 상대로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티몬 측은 앞서 머지플러스에 구매 대금을 정산하면서 조건으로 자금을 자사 고객 환불에 쓰라는 확약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티몬에 따르면 확약서는 "당사(티몬)에서 구매한 고객이 우선적으로 환불받을 수 있도록 하고, 이에 반하여 귀사에서 다른 목적으로 당사에서 지급한 정산액을 유용하였을 경우 이로 인해 발생한 모든 문제에 대해 귀사와 머지플러스 대표이사 '권남희'가 연대하여 책임질 것을 확약해 주기 바란다"는 내용이다. 확약서엔 권남희 머지포인트 대표이사가 서명했다고 티몬 측은 전했다.

그러나 티몬은 최근 위메프가 머지포인트 환불에 나서면서 머지플러스에 강하게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위메프는 상품권 회사를 통해 머지플러스로부터 구매 고객 포인트 등록 후 미사용 전액 데이터를 입수, 8월6~9일 구매액 환불에 나섰다. 위메프는 머지플러스 측에 대금을 정산하지 않았다.

티몬 관계자는 "저희는 앞서 머지포인트를 판매했기 때문에 금액이 커 포인트 사용 내역 데이터 없이는 환불에 나서기 어렵다"며 "머지플러스 쪽에 환불 관련 데이터를 요구하고 있으며 확약서 내용이 지켜지지 않은 게 확인되고 데이터 제공을 끝내 거부하면 법적 대응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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