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반도체·긴축 불안에 韓증시 떠나는 외국인

증권가 "셀코리아, 당분간 지속"

 

[파이낸셜데일리 송지수 기자]  외국인의 국내 증시 매도세가 거세지고 있다. 이달 초 순매수세를 기록하던 외국인 수급이 매도세로 전환하면서 코스피는 연일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 매도세의 주요 원인으로 반도체 업황 우려감 확대와 테이퍼링 경계감을 꼽으면서 추가적인 매도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전날까지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5조9043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달 들어 6일까지 1조5539억원 규모를 순매수하며 코스피 지수도 반짝 올렸던 외국인은 이후 '팔자'로 돌아서며 매도세를 지속했다.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의 20%를 넘게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종에 대한 업황 악화 우려가 나오면서 외국인의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것이다. 특히 지난 13일 코스피는 전날 대비 1.2%대 급락하면서 코스피는 3200선을 밑돌며 투자심리가 더욱 위축되기도 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주로 반도체 업종에 집중돼 있었다는 분석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날 주가 급락의 주된 수급 주체는 외국인으로 이들의 매도세는 대부분 반도체에 집중돼 있었다"며 "삼성전자(2조4000억원), SK하이닉스(2000억원)를 중심으로 코스피를 2조7000억원가량 순매도했다"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외국인이 반도체 업종을 공격적으로 매도한 배경에는 반도체 업황 다운사이클 진입 본격화 불안에서 기인한다"며 "지난주 PC용 디램(DRAM)가격 하락 전망 등을 근거로 반도체 업황이 구조적으로 둔화될 것이라고 경고하며 부정적인 투자 의견을 제시한 영향이 컸다"고 진단했다.

이밖에 증권가에서는 환율상의 부정적인 환경과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경계감도 외국인의 연속적인 매도세에 영향을 미쳤다는 진단이다.

전날 원·달러 환율은 1174.50원에 마감하며 11개월 만에 1170원을 넘어섰다. 통상 외국인들은 국내 증시에 투자 시 자본차익 이외에도 환차익도 함께 고려한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의 원화 약세는 외국인들의 한국 증시에 대한 투자매력을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볼 수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 2013년 테이퍼링 사건을 예시로 들며 외국인의 추가적인 매도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2013년 버냉키 탠트럼 직후인 2013년 6월 외국인은 한 달간 코스피에서 약 5조원을 순매도했다. 당시와 유사한 수준을 가정한다면 추가 매도 규모는 약 5조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앞서 지난 2013년 5월 벤 버냉키 당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갑작스레 테이퍼링 의사를 밝힌 뒤 금리가 급등하고 주가가 내려가는 '테이퍼 탠트럼'(테이퍼링 발작)이 발생한 바 있다.

다만 하 연구원은 테이퍼링 이슈가 본격화할 때까지는 외국인 매도가 지속될 가능성을 크게 봐야 한다면서도 그 이후에는 오히려 순매수 전환할 가능성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