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힘 빠진 동학개미들...증시 떠나나

1~7월 개인투자자 순매수 72.2조로 지난해 연간 넘어
가장 많이 산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株 손실 기록
주가 빠지며 거래대금 급감…약 1년 만에 코스피 10조원선 위협

 

[파이낸셜데일리 송지수 기자]  지난해에 이어 올해 활발한 순매수를 이어오던 개인 투자자들의 거래가 최근 급감하고 있다.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를 비롯해 가장 많이 바구니에 담은 반도체주들의 주가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으면서 손실을 기록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여름휴가철이 겹치면서 동학개미들이 잠시 쉬어가는 시기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7월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규모는 72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국내 증시에서 기록한 연간 63조8000억원의 사상 최대 순매수 기록을 7개월 만에 경신한 것이다.

올 들어 개인 투자자들은 반도체 업종을 가장 많이 사들였다. 삼성전자 보통주를 27조원, 우선주를 4조5000억원 바구니에 담았다. 총 31조5000억원 규모다.

SK하이닉스는 3조90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를 합치면 총 35조4000억원 규모로 전체 국내 주식 순매수액의 절반에 달한다.

하지만 올 1~7월 평균 순매수 가격을 지난달 30일 종가와 비교하면 삼성전자 보통주에 투자한 개미들의 추정 수익률은 –5.3% 수준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우선주는 –4.1%, SK하이닉스는 –9.4% 수준으로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개인 투자자들의 거래대금은 급감하는 추세다. 지난달 일평균 코스피 거래대금은 13조8143억원으로 집계됐다. 1월 26조4778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이달 첫 거래일인 전날(2일) 거래대금은 10조1042억원으로 집계됐다. 올 들어 최저치로 지난해 11월 이후 약 10개월 만에 10조원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코스피 거래대금은 지난해 11월2일 8조5144억원을 기록한 이후 매일 10조원 이상을 유지해왔다. 코스피지수가 급등한 1월에는 하루 40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코스피 상승세가 꺾이면서 횡보세를 보이자 거래대금도 급감하는 추세다.

증권가에서는 8만원 밑으로 떨어진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줄줄이 하향 조정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11만3000원에서 10만원으로, 유진투자증권은 10만5000원에서 10만원으로, 하이투자증권은 9만4000원에서 9만2000원으로 각각 낮춰 제시했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삼성전자의 가파른 실적 증가에도 최근 주식 시장에서 메모리 고점 논쟁이 진행 중"이라며 "코로나19 재확산에 의한 정보기술(IT) 공급망 마비가 동사 주가 상승 시점을 다소 늦췄다. 주가 하방 경직성이 강하게 작동할 때"라고 분석했다.

최 연구위원은 "그러나 우려는 주가에 상당 부분 선반영됐다"면서 "생산업체들의 재고가 타이트하고 서버 수요 증가가 지속될 전망이어서 상승 사이클 방향성은 여전하다. 전방 재고가 소화될 시간이 지나면 고점 논쟁은 약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자자 예탁금은 여전히 많은 수준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투자자 예탁금은 67조2561억원으로 집계됐다. 카카오뱅크 청약 증거금이 반환된 지난달 29일에는 75조1675억원까지 급증한 바 있다.

앞서 5월3일 기록한 역대 최고치(77조9018억원) 이래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증권가에서는 개미들이 여름휴가철을 맞아 잠시 쉬어간 뒤 코스피가 상승 국면으로 접어들면 다시 투자에 뛰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내외 코로나19 확산세가 백신접종 확대로 정점을 지나고 글로벌 경기가 살아나면서 우리 기업들의 수출 실적이 견조한 증가세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에서다.

정성태 삼성증권 연구원은 "7월 한국 수출은 전년 대비 29.6%(554.4억 달러) 증가를 기록하며 당사 전망(25.0%)을 상회했다"며 "하반기에도 수출은 전년 대비 20% 내외의 견고한 증가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 연구원은 "경제활동 정상화가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 파급되면서 글로벌 교역회복세가 지속되고, 부분별로는 기업투자와 재고투자(restocking)가 재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