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서 있어도 땀차는데"…코로나 사투 의료진, 지쳐간다

폭염에 선별진료소 등 코로나19 일선 비상
근무자들 "가만히 있어도 땀", "어질어질해"
시민들은 "적극 지원해야"…대책 마련 시급

 

[파이낸셜데일리 김정호 기자]   체감온도가 35도에 육박하는 폭염에 선별진료소 등 코로나19 일선에서 일하는 의료진들의 고충이 심해지고 있다. 지난주 진료소 근무자가 탈진으로 쓰러지는 일까지 생기자, 이들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기 시작했다.

20일 서울 서대문구 선별진료소에서 일하는 간호직 공무원 김모(27)씨는 뉴시스에 "오후만 되면 기온이 30도를 넘어간다"며 "감염 위험에 냉방기도 약하게 틀어 놓고 일하면,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나고 아이스팩을 방호복 안에 붙여도 얼마 안 지나서 다 녹아버린다"고 근무 환경을 전했다.

김씨는 자신이 일하는 선별진료소에 오전 시간대에만 몇백 명씩 검사를 받으러 온다고 했다. 그는 "오전에는 그나마 날이 덜 뜨거워서 일하기가 괜찮은데 오후가 문제"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세에 검사 수가 늘어나는 데다 폭염까지 겹치면서, 김씨처럼 선별진료소 근무자 등 의료인들의 고충이 커지고 있다.

지난 15일 온라인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는 한 간호사가 "실내에서 가만히 있어도 습하고 더운 날씨인데, 방호복 레벨 D를 입고 코로나19 검사받으러 온 사람을 200명 넘게 받으려니 어질어질하더라"라고 적었다.

 또 14일 다른 공무원은 블라인드에 "최근 폭염경보가 내려졌을 때 일하느라 열사병 올 뻔했다"며 "연중무휴 운영이라 주말 내내 출근하고 비상 근무 선다고 집도 못 간다"고 전했다. 

 

 

지난주에는 서울 관악구에서는 임시 선별검사소에 행정인력으로 지원 나온 40대 여성 공무원 A씨가 폭염에 탈진한 뒤 병원에 이송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해당 내용이 알려진 후 일부 시민들은 "너무 안쓰럽다", "지자체의 적극 지원으로 고생하시는 분들 덥지 않게, 춥지 않게, 배고프지 않게 해주시길 바란다", "너무 미안하고 죄송하다"는 댓글을 남겼다.
지난달에는 '코로나19 방역 보건소 간호사들이 지쳐 쓰러지지 않도록 해주세요'라는 국민청원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여기에는 이날 오후 4시40분 기준 4만8897명이 동의했다.

하지만 이날도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1278명을 기록해 2주째 1000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오면서, 진료소 업무량이 줄어들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일각에선 선별진료소 근무 의료진 등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와 서울시는 이날 폭염 경보에 따라 오후 2~4시 관내 선별진료소의 운영을 중단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도 "선별진료소가 돌아가면서 쉬는 방법이라도 쓸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선별진료소 의료진의 보호구 착용 간소화도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해부터 수술 가운 형태로 된 4종 보호구 착용을 작년부터 권고하고 있다"며 "거기에 얼음조끼라든지 이런 것을 하면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궁극적으로는 코로나19 확산세를 잠재우는 게 급선무다.

이 교수는 "4종 보호구도 덥기는 마찬가지"라면서 "유행이 줄어서 검사할 이유가 없어지게 만드는 게 의료진에게 가장 중요하다"며 국민들의 방역수칙 준수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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