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카드사들 수수료율 인하 예고...다중채무자 '직격탄'

 

[파이낸셜데일리 송지수 기자]  법정 최고금리를 인하(연 24%→20%)하는 정책 시행을 한 달 앞두고 카드사들이 수수료율 변경 등의 조치에 나섰다.

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각 카드사들은 법정 최고금리가 20%로 인하되는 시점(7월7일)에 맞춰 금융상품 최고금리 인하 방침을 고객들에게 최근 공지했다. 신한카드는 다음달 1일부터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 리볼빙(일부결제금액 이월약정), 할부 상품에 대한 최고 금리를 19.9%로 인하한다.

삼성카드는 개인회원의 금융서비스에 적용되는 최고금리(이자율 또는 수수료율)를 23.9%에서 19.9%로 인하할 예정이다. 적용대상 상품은 단기카드대출, 카드론(장기카드대출), 삼성카드 신용대출, 리볼빙, 할부다. 신규 이용회원의 경우 이달 7일부터 금융서비스 최고금리가 19.9%로 인하되며, 19.9%를 초과한 이자율 또는 수수료율의 금융서비스(6월6일 기준)를 이용 중인 경우 오는 10일부터 해당 이용건의 이자율이 19.9%로 낮아진다. 또 기존 이용 회원이 6월 9일 기준으로 연체 중인 경우에는 다음달 7일부터 인하가 적용된다.

KB국민카드는 다음달 3일 이용분부터 단기카드대출(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 단기카드대출 포함)의 최고금리를 23.9%에서 19.95%로 인하한다. 리볼빙(일부결제금액 이월 약정)과 할부 상품도 다음달 3일부터 최고금리를 각각 23.6%에서 19.95%로, 21.4%에서 19.95%로 내린다. 하나카드 역시 다음달 1일부터 개인 신용카드 회원의 단기카드대출과 리볼빙의 최고금리를 23%에서 19.95%로 인하한다.

지난 3월 대부업법·이자제한법 시행령 개정령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현재 24%인 법정 최고금리가 다음달 7일부터 20%로 낮아지게 됐다. 개정 시행령에 따른 최고금리는 신규로 체결되거나 갱신·연장되는 계약부터 적용된다. 시행일 전 체결된 계약에는 기본적으로 인하된 최고금리가 소급돼 적용되지 않지만, 카드사들은 자발적으로 기존 대출자에 대해서도 인하 혜택을 주기로 했다.

이에 따라 고금리 이용회원 비중이 높은 카드사들의 수익성 타격이 예상되고 있는데, 소급 적용까지 더해질 경우 손실 폭은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신용평가가 지난해 12월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카드사에서 대출금리가 20%를 초과하는 비중을 카드대출 취급액 기준으로 20.1%, 잔액 기준으로 7.4%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아울러 한국신용평가는 최고금리 인하로 인해 카드사들의 이자수익이 351억원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는데, 이는 2019년 카드대출 수익(6조1000억원)의 약 0.6%에 불과하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고금리 인하가 카드업계에 미치는 영향 자체는 긍정적으로 볼 수 없지만, 한국신용평가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생각보다 수익성 감소가 크지 않았다"며 "카드업계보다는 신용도가 낮은 취약계층에 더 큰 영향이 미칠 것 같다"고 말했다.

법정 최고금리 인하가 시행되면 카드사들이 부실을 줄이기 위해 이전보다 대출 심사를 깐깐하게 할 가능성이 높다. 이로 인해 저신용자들이 사금융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금융회사 3곳 이상에서 돈을 빌린 다중 채무자들이 최고금리 인하의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전체 카드론 이용자 및 다중채무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7개 전업 카드사의 전체 카드론 이용자는 414만명으로, 이 중 64.9%에 달하는 269만명이 다중채무자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드론은 생활자금 등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이 많이 활용했다"며 "법정 최고금리가 20%까지 낮아지면 서민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보이지만, 의도치 않은 '풍선효과'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신용 차주들이 기존 금융을 이용하지 못하고 제도권 금융시장에서 밀려나는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며 "금융당국에서 햇살론 등 정책 서민금융상품을 늘렸는데,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역마진을 감수하면서 계속 대출해주기 어렵다. 정부의 서민금융정책 정책이 다중채무자들을 얼마나 흡수할 수 있을지는 현재로서 파악하기 어려운데, 이것이 앞으로 관건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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