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씨티은행, 매각 논의 장기화되나…오늘 2차 이사회 개최

씨티銀 이사회, 출구전략 논의
지난달 중순 1차 이어 두번째
노조 "졸속 매각은 결사 반대"

 

[파이낸셜데일리 송지수 기자]  한국씨티은행이 3일 국내 소매금융 철수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2차 이사회를 소집한다. 다만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이는 인수 의향자가 없어 매각 논의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은행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이날 오후 열리는 2차 이사회에서 잠재 매수자 현황을 보고하고 전체 매각, 일부 매각, 단계적 폐지 등 출구전략 방안을 모색한다.

하지만 이날 바로 이렇다 할 결정이 나오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씨티은행 이사들은 지난달 14일 1차 이사회를 열고 관련 논의를 시작했고,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이는 인수자가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자산관리(WM)·신용카드 사업 등을 분리 매각할 가능성이 거론됐다. 최근 인수설이 불거진 현대카드가 "씨티카드 인수와 관련해 초기에 검토한 바 있으나 최종 인수 의사가 없음을 공식적으로 밝힌다"고 전하기도 했다.

씨티은행 노동조합은 전날 청와대·금융위원회·국회 앞에서 1인 시위와 함께 '졸속 부분 매각 또는 자산 매각(청산) 결사반대' 입장을 밝혔다. 혹여라도 매각을 서두르기 위해 이사들의 뜻이 부분 매각이나 자산 매각(청산)으로 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노조는 적어도 코로나19 상황 이후 안정적 인수자를 찾아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비상상황으로 인수 가능한 후보군의 대규모 투자 전략, 계획 수립 자체가 어렵다"며 "소비자금융 전체 매각에 대한 안정적인 인수 의향자가 나올 때까지 수년 이상 충분한 시간과 대책을 가지고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직원의 고용승계, 근로조건 유지를 담보한 전체 매각이 아닌 이상 협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씨티은행은 2020년도 임금단체협상도 결렬된 상태다. 관련해서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이 진행 중이고, 이에 따른 조합원 쟁의 찬반 투표가 21일 예고돼 있다.

씨티은행은 복수노조 체제로 3개 노조가 공존하는데, 한미은행을 전신으로 하는 금융노조 한국씨티은행지부 중심으로 의사결정이 이뤄진다. 제2노조는 옛 씨티은행 출신 조합원 100여명, 제3노조는 임금피크제 이슈로 만들어진 시니어노조로 조합원 50여명 정도다.

금융권 관계자는 "매각을 공식화한 지 2개월이 채 안 됐는데 벌써 방향을 (전체 매각이 아닌 쪽으로) 트는 건 섣부르다고 보인다"며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은)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금융기관뿐 아니라 어느 회사도 거액의 투자 계획을 세울 수 없는 시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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