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박원순 "경청하려면 스스로 낮아져야…박근혜·이회창 경청 잘해"

 박원순 서울시장은 19일 "경청을 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낮아져야한다. 겸손해야하고 때로는 그런 노력을 끊임없이 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 같다"며 경청을 위해 갖춰야할 자세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박 시장은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동교동 카페꼼마 2호점에서 열린 자신의 저서 '경청(敬聽)' 출간 기념회에서 "제가 어찌 보면 높은 곳에 있는 사람인데 스스로 낮은 곳에 위치하지 않으면 직원들은 물론 시민들의 말씀도 듣기 힘들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경청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잘 듣는 것 아닌가. 정말 상대방을 존경하는 마음이 있지 않으면 경청하기 힘든 것 같다"며 "제가 수첩을 갖고 다니는 것은 누구의 말이라도 듣겠다는 의미다. 시민들의 말씀 속에 문제 해결의 방법이 있다고 믿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민국 소통의 달인이라 불리는 박 시장의 새 책 '경청(敬聽)'은 흔히 사용하는 '경청(傾聽)'이란 단어와는 사뭇 다르다.

기존 단어의 '경'자가 기울 경(傾)자라면 박 시장의 책 제목에서 쓰이는 '경'은 공경 경(敬)자다. 여기에는 경청을 위해 겸손해야한다는 박 시장의 지론이 담겨있다. 상대를 공경하고 존중해야 대화가 제대로 되고 상대의 말도 귀 기울여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경청이란 책은 올해 업무를 시작하면서 '소통으로 시민들을 편하게 만들겠다'는 뜻에서 발표한 것"이라고 출간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제가 시장되고 나서 청책토론회나 숙의, 시민발언대 등 소통채널을 꾸준히 만들어오지 않았나. 그 동안 실현한 것들을 정리한 것이 아닐까 싶다"며 "단순히 행정 하는 분뿐만 아니라 기업이나 가정에서도 소통이 모든 관계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화의 시작은 경청에서부터 이뤄지지 않나.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대화나 토론, 논쟁에 대해서 배우는 게 별로 없다"며 "외국의 경우 초등학교부터 배우기 시작해 중·고등학교에 진학하면 토론 법을 배운다"고 꼬집었다.

이어 "상대방 말을 잘 이해하는 것이 경청이다. 하지만 그게 안 되면 상대를 공격하기만 하기 때문에 생산적 논쟁이나 결론이 안 나게 되는 것"이라며 "저는 올바른 대화·논쟁법·경청법을 학교 교육에서 부터 제대로 가르쳐야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이것도 훈련이고 습관"이라고 강조했다.

경청할 줄 알고 소통할 줄 안다고 생각되는 정치인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특별히 그런 부분을 주목해서 정치인들을 만나고 평가하는 것은 아니라서 정확한 답변을 드릴 순 없다"면서도 "시장되기 전에 본 박근혜 대통령이나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는 진짜 경청을 잘 하시더라"고 답변했다.

이어 "안철수 의원도 조금 과묵하고 말하기보다는 듣는 분이다. 문재인 의원도 그런 편"이라며 "그러고 보니 경청하시는 분들이 많다. 손학규 대표처럼 활발하게 대화를 나누는 분도 있고 다 훌륭한 분들인 것 같다"고 칭찬했다.

아울러 "말이라는 것은 훌륭한 발명품이다. 같은 언어를 쓴다 해서 소통하고 경청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정치권 속의 거친 말들이 있지 않나. 상대의 말을 경청할 준비를 하고 그를 기반으로 생각하고 행동한다면 우리 정치가 시민들, 국민들로부터 조금 더 사랑받게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한편 박 시장은 '안철수 의원 측에서 서울시장 후보를 낼 것으로 보는 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직접 만나 대화해야하는데 인터뷰를 통해 간접 대화를 하다보니 오해도 생기는 것 같다"며 "아직 안 의원 말씀을 경청해본 바가 없다. 조만간 자연스레 직접 뵙고 말씀드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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