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정부에서 비밀 정보가 '술술'…제약사들 "곤혹·대혼란"

잇따른 미공개정보 공개로 제약업계 난감…주식 시장은 흔들
"수급 궁지 내몰린 정부 무리수에 기업 뒷감당 부담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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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데일리 강철규 기자]  최근 코로나19 백신과 관련된 민감한 미공개 정보들이 연이어 정부를 통해 흘러나오면서 제약업계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주식 시장은 요동치는 일이 빈번해졌다.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이 최근 코로나19 백신 도입과 관련해 비밀유지협약에 위배되는 발언을 해 혼란을 야기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방역당국은 지난 12일 백신 세부 공급계획이 전 장관의 인터뷰 기사로 공개된 데 대해 백신 제조사와의 비밀유지 협약 위반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1일 전 장관의 인터뷰 기사에서 일부 백신의 세부 도입 일정과 물량 등이 언급됐다. 주차별 공급량은 제약사들과의 비밀유지 협약에 따라 도입 시기에 맞춰 공개되는 정보다. 제약사가 각국과 체결하는 비밀유지 협약은 백신의 총 공급량과 최초 도입 일시는 공개 가능하지만 세부적인 가격, 세부 도입 일정, 일정별 백신 물량은 공개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위배 시엔 공급 중단이나 연기 등의 페널티도 가능하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인터뷰 과정에서 행안부 장관이 백신의 주차별 물량에 대해 설명하진 않았지만 이후 실무진의 자료 제공 과정에서 비밀유지협약 위배 소지가 있는 자료가 제공됐다”며 “제약사들에서 문제 제기를 해왔고 보안을 강화하는 등 개선 방향을 논의 중이다”고 말했다.

지난달 있었던 방역당국의 ‘8월 코로나19 백신 국내 위탁생산’ 발표는 지금까지도 수많은 추측을 낳고 주식 시장을 움직인다. 방역당국은 지난달 15일 공식 브리핑에서 “국내 한 제약사가 8월부터 해외에서 승인된 백신을 대량 위탁생산할 것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구체적인 사명과 백신 종류는 함구하면서 시장에선 위탁생산 업체를 찾아내느라 분주했다. 관련 종목은 급등락했다. GC녹십자, 에스티팜, SK바이오사이언스 등 주가는 급등하고 주주 문의가 폭주하자 일부 업체는 홈페이지에 아직 생산설비를 갖추지 않았다고 공지했다.

8월 위탁생산 기업 찾기는 지금까지도 이어진다.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기업을 지목하는 후속 기사들이 나오고 도리어 업체가 주가 폭등을 우려해 사실이 아니다고 밝히는 상황에 이르렀다.

제약업계는 정부의 어이 없는 부주의에 전전긍긍하며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백신의 도입 일정, 일정별 백신 물량은 공개되지 않도록 비밀협약을 맺은 부분인데 갑자기 공개돼 내부적으로도 일대 혼란이 있었고 난감했다”고 호소했다.

백신 수급 비판 여론에 압박을 느낀 정부의 의도된 정보 흘림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한국의 코로나 백신 접종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7개국 가운데 최하위권이란 통계가 나오고 수급에 대한 비판 여론도 거세지면서 압박을 느낀 정부가 아직 완성되지 않은 정보를 공개하는 무리수로 상황을 모면하려는 것 아닌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지만 그 뒷감당은 결국 기업이 하게 되고 주가 급등락에 따른 주주의 손해에도 책임을 느끼는 상황이다”며 “부정확하거나 완성되지 않은 미공개 정보의 공개 후 그 기대감으로 주식을 사게 된 사람들의 손해는 어쩔 것인가. 엄중한 상황에서 국익에도 백해무익하다. 정보 제공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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