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KDI "소비 개선으로 성장세 유지"…건설·제조 부진에 高환율도 부담

KDI '1월 경제동향'…"완만한 생산 증가세 유지"
반도체 제외 대부분 품목서 수출 부진 이어져
高환율 수입물가 반영…물가 상방압력 작용 전망

 

[파이낸셜데일리 강철규] 우리 경제가 소비 개선 흐름에 힘입어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진단이 나왔다.

다만 건설업·제조업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고 반도체를 제외한 대부분 품목에서 수출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점은 경기 회복의 제약 요인으로 지목됐다. 소비쿠폰 지급 효과가 마무리되면서 소비 회복이 일부 품목에 국한되는 모습도 감지됐다.

 

특히 환율 상승세가 수입물가로 전이되면서 향후 소비자물가의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8일 발표한 '1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나라 경제와 관련해 "건설업 부진이 지속되고 제조업도 다소 조정되고 있으나, 소비 개선으로 완만한 생산 증가세가 유지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KDI는 계엄 사태와 트럼프발(發) 관세 충격 등으로 2024년 12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경기 하방 위험 증대', '경기 둔화', '미약한 상태', '낮은 수준' 등의 문구를 보고서에 적시하며 부정적인 경기 인식을 이어왔다.

 

그러다 지난해 9~10월 평가부터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되는 흐름 유지'라는 표현을 추가하는 등 진단 수위를 소폭 완화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비롯한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 효과가 반영된 영향으로 해석됐다.

특히 그해 11월 '경기가 다소 개선되는 모습'이라는 표현을 꺼내들며 KDI 경기 인식이 '둔화→완화→개선'으로 상향됐다.

 

이후 지난해 12월과 이달에는 '완만한 경기 개선세 유지', '완만한 생산 증가세 유지'라는 문구를 사용하면서 안정적인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는 인식을 이어가고 있다.

KDI는 "소매판매액이 완만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서비스업생산도 회복세를 나타내는 등 소비 개선 흐름은 지속되고 있다"며 "소비자심리지수가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한 가운데 비제조업 기업의 심리지수도 개선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KDI는 "노동시장에서도 건설업과 제조업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취업자 수 증가폭이 소폭 확대됐다"고 부연했다.

다만 KDI는 건설업·제조업 침체가 지속되면서 경기 회복세를 제약하고 있으며, 반도체를 제외한 대부분의 생산은 여전히 미약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11월 전산업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0.3% 증가하며 전월(-3.7%)의 감소세에서 벗어났다. 조업일수 감소 폭이 2일에서 1일로 축소된 가운데, 서비스업의 개선 흐름이 이어진 영향이다.

 

다만 계절조정 기준 전월 대비로는 0.9% 증가했지만 전월의 감소(-2.7%)를 일부 만회하는 데 그쳤다는 점에서 생산 증가세는 여전히 완만한 수준으로 평가됐다.

부문별로 보면 서비스업생산(3.0%)이 도소매(4.2%), 금융·보험(4.2%), 보건·사회복지(6.2%) 등 대다수 부문에서 회복세를 나타내며 전산업생산 증가세를 견인했다.

건설업생산은 17.0% 감소하며 부진을 지속했다. 광공업생산도 1.4% 감소했는데, 반도체(-1.5%)와 자동차(-0.2%)가 조정 국면에 들어선 데다 화학제품(-5.0%)과 1차금속(-6.8%)의 부진이 이어진 영향이 컸다.

반도체 수출은 금액 기준으로는 39.2%의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이는 수출물량 증가(4.9%)보다 수출가격 상승(32.7%)의 기여도가 훨씬 컸다. 물량 기준인 반도체 생산이 조정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KDI는 분석했다.

소비는 2차 소비쿠폰 지급 효과가 마무리되면서 정책 효과는 다소 약화됐지만, 완만한 개선세는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비쿠폰 효과가 직접 작용하던 식료품·소모품 등 준내구재(1.0%→-1.5%)와 의류·생활잡화 등 비내구재(1.9%→0.2%)를 중심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승용차(-9.3%→5.4%) 등 내구재(-3.8%→4.1%)를 중심으로 소매판매액(0.4%→0.8%)은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

 

이는 정책 효과에 의존하던 생활 밀착형 소비는 둔화된 반면, 금리 하락의 영향을 받는 내구재 소비만이 회복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구조로 해석된다.

숙박·음식점업(0.9%), 예술·스포츠·여가(4.6%) 등 서비스 소비 관련 업종의 생산도 증가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를 제외한 기계류 부진이 이어지며 미약한 흐름을 보였다. 11월 설비투자는 운송장비 증가세 둔화와 기계류 부진이 겹치며 소폭 감소했고, 9~10월 평균 기준으로도 증가율이 4.2%에서 -0.1%로 둔화됐다.

운송장비(7.2%)는 기타운송장비를 중심으로 증가폭이 축소됐고, 기계류 투자는 -2.8%로 부진을 지속했다.

건설투자 역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11월 건설기성은 -17.0%로 큰 폭의 감소세를 지속했고, 건축(-16.1%)과 토목(-19.7%) 모두 줄었다. 계절조정 기준으로는 전월 대비 6.6% 증가했지만, 여전히 연초 평균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수출은 반도체 호조에도 불구하고 물량 기준으로는 완만한 증가세에 그쳤다. 12월 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13.4% 증가했지만, 이는 가격 급등의 영향이 컸고 물량 증가세는 점차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반도체를 제외한 품목의 수출은 여전히 부진했으며, 캐나다·멕시코의 관세 인상 등으로 통상 환경 불확실성도 지속되고 있다고 KDI는 지적했다.

고용 여건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부진이 다소 완화되는 모습이다. 11월 취업자 수 증가 폭은 22만5000명으로 확대됐는데, 서비스업에서 상용직과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증가폭이 커졌다. 제조업과 건설업 취업자는 감소세를 지속했다.

물가는 기조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3%로 물가안정목표(2%) 내외 수준을 유지했으며, 근원물가도 2.0% 상승에 그쳤다.

다만 KDI는 환율 상승이 수입물가에 반영되면서 향후 물가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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