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3주기인 16일 전국 곳곳에서 3년 전 참사를 기억하고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려는 발길이 이어졌다.
서울 광화문광장에 마련된 세월호 희생자·미수습자 분향소에 오전부터 많은 이들이 찾았다.
전남 곡성에서 왔다는 고등학생 정두리(19·여)양은 "뭍으로 올라온 세월호가 많이 훼손된 모습이라 안타까웠다. 정부의 무능력함에 화가 난다. 하루 빨리 진상규명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남편과 두 딸의 손을 잡고 나온 초등학교 교사 윤은정(40·여)씨는 "희생자들을 잊지 않고 있다는 얘기를 전하고 싶었다"며 빰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냈다.
광장 입구에 마련된 '세월호 진상규명 100만인 서명'에 참여한 최진우(26)씨는 "미수습자 수색이 우선돼야 한다. 차기 정권에서는 특별조사위원회 활동 재개와 책임자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분향소를 들른 외국인들도 눈에 띄었다. '세월호 참사 3년 잊을 수 없는 그날들'이란 제목의 사진전을 감상하던 일본인 나오코 아라시다니(46·여·도토리현)씨는 "세월호 사고 소식을 뉴스로 접해 알고 있었다. 사진을 보니 마음이 더욱 정말 아프다"고 전했다.
지방에서도 추모 물결이 이어졌다.
대구 지역 80여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박근혜퇴진대구시민행동'은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에서 세월호 3주기 추모 행사를 갖고 진실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대구백화점 광장 앞 시민분향소에는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기리고 안전한 대한민국을 기원하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세월호 유족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쓰고 '추모의 종이꽃'을 접기도 했다.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에게 추모 리본과 손목밴드도 나눠줬다.
경기 안산시 정부합동분향소를 찾은 추모객들은 분향소 희생자들의 영정 사진 앞에서 헌화·분향한 뒤 야외에 설치된 부스에서 '0416엽서 보내기' 행사에 참여했다.
초등학생 아들 2명과 함께 온 주부 박수진(40·여)씨는 "세월호 침몰 원인과 희생자들을 구조하지 못한 이유 등 어떤 것도 제대로 밝혀진 것이 없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진상규명 활동에 함께하겠다"고 했다.
전남 진도 팽목항과 목포신항에서도 그 날의 아픔을 기리는 각종 추모행사가 열렸다.
팽목항에서 진행된 추념식에서는 사고 발생과 수습·인양 등 3년의 궤적을 담은 '지난 3년'의 회고 영상이 상영됐다. 진도 지역 학생이 직접 쓴 추모시 낭독과 참석자들이 손에 들고 있던 노란 풍선을 하늘로 날려보내는 '추모풍선 날리기' 행사가 진행되면서 많은 시민들이 눈물을 쏟아냈다.
상처난 세월호를 품고 있는 목포신항 인근 공원에서는 미수습자 9명의 온전한 수습과 의혹없는 진상 규명을 바라는 추모 미사가 열렸다.
같은 시각 시민단체가 주관하는 '미수습자 조기 수습과 진상 규명을 위한 범국민대회'가 열렸다. 감동중식업연합회와 서울시 마을공동체 종합지원센터가 함께 준비한 '세월호 희생자 가족을 위한 짜장면 봉사' 행사도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