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뚜렷한 주도株 실종에 맥 못추는 코스닥

시총 상위권 제약·바이오주 부진에 '주도주' 부재

지난달 초 640선을 회복하며 상승 기대감을 높였던 코스닥지수가 맥없이 하락하고 있다.

한 달째 펀드 환매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코스피 대형주로의 쏠림 현상이 심해지면서 뚜렷한 매수 주체가 실종된 탓이다. 여기에 시가총액 상위에 포진하고 있는 제약·바이오주의 투자심리 위축도 지수 상승을 제한하고 있어 반등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 말 코스닥시장은 12월 한 달간 37.59포인트(6.3%) 오르며 '1월 효과' 기대감과 함께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지난달 6일에는 연중 최고치인 643.68을 찍었다. 하지만 다음날 하락 전환한 지수는 이달 10일까지 24거래일간 33.10포인트(5.1%) 빠지며 610.58로 주저앉았다.

코스피지수가 지난해 12월부터 이달 10일까지 91.33포인트(4.6%) 오르며 박스권 탈피에 대한 기대를 더하고 있는 것에 비해 턱없이 부진한 흐름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닥시장을 이끌만한 매수 주체와 주도주가 없어 당분간 약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다.

HMC투자증권 변준호 연구원은 "최근 펀드 환매가 거세지면서 제한된 유동성 내에서 투자를 해야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기대감이 큰 대형주로 쏠림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며 "중소형주를 매도해 환매에 대응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관투자자의 부재도 문제 요인으로 지목됐다. 자본시장연구원 황세운 실장은 "코스닥시장이 지나치게 개인투자자 중심으로 흘러가면서 단타매매 위주의 거래가 성행하는 것이 문제"라며 "시장이 개선되려면 장기투자를 하는 기관투자자들이 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도 "국내·외적으로 불안한 요인이 많은 데다 기관들이 연초부터 지금까지 단 하루를 제외하고 연일 순매도에 나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기관은 지난해 12월28일부터 이달 10일까지 30거래일 중 2월1일을 제외하고 연일 매도 우위를 보이며 8744억원어치를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닥시장 내 시가총액 비중이 큰 제약·바이오주의 부진으로 주도주가 실종된 것도 부담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때 장을 이끌던 제약·바이오주가 한미약품의 신약 기술수출 계약 해지 등으로 투심이 위축되는 등 최근 조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약세장에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 김영환 연구원은 "코스닥시장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는 제약·바이오, 정보기술(IT) 관련 종목의 개선이 관건"이라며 "다만 제약·바이오가 좋아지려면 기술수출 등 상승요인이 발생할 때까지 시간이 많이 필요한 상황이고 그렇지 않으면 오르더라도 제한적인 수준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최근 코스닥시장에 기승하는 '테마주'가 지수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소 관계자는 "최근 거론되는 테마 자체가 시가총액이 큰 종목과 관련이 있지 않기 때문에 지수에 큰 영향은 없다"고 설명했다. 메리츠종금증권 정다이 연구원도 "해당 종목의 상폐로 이어진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대선 테마주를 분류해보면 시가총액이 작은 종목이 많아 코스닥시장의 추세를 좌우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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