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효성그룹 3세 현장경영 본격화


효성그룹이 '3세 경영' 시대를 본격화했다. 29일 정기인사를 통해 조석래 회장의 장남인 조현준 사장을 회장으로 승진조치한 것이다.

다만 조석래 회장은 회장직에서는 물러나지만 대표이사를 유지한다.

따라서 이날 인사는 완벽한 세대교체로 가는 '중간단계'로 평가된다. 조 회장이 여전히 대표이사 자리를 유지하는 만큼 효성그룹의 큰 골격엔 변화가 생기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다.

향후 효성은 신임 조 회장이 현장을 진두지휘하는 체제로 유지하되 선대 회장은 주요 현안에 대한 의사결정을 하는 형태로 역할분담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안정속에 변화를 주겠다는 게 효성그룹의 포석인 것이다.

효성그룹에 따르면 이날 인사는 신임 조 회장에 대한 경영 능력 검증 완료의 의미를 갖고 있다. 효성은 2015년 매출 12조4585억원, 영업이익 9502억원을 달성해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올 해도 영업이익 1조원 돌파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실적 개선의 견인차가 바로 신임 조 회장이라는 게 효성 측 설명이다. 실제 신임 조 회장이 그룹 내에서 맡아왔던 섬유 부문은 현재 전체 효성 영업이익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효성이 가장 주목하는 실적은 신임 조 회장이 전략본부장을 맡아왔던 중공업 분야의 흑자 전환이다. 효성의 중공업 부문은 2014년 흑자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2015년 약 152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무려 2800% 성장했다.

효성 관계자는 "조 회장은 효성을 현재보다 한 단계 도약시키기 위해 핵심 사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늘 강조해 왔다"며 "지속적인 투자와 연구개발을 통한 품질 개선과 함께 영업력을 확대해 왔던 게 회사의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신임 조 회장은 향후 효성그룹 핵심계열사 중 하나인 노틸러스효성의 해외 사업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1위 ATM 시장 점유율을 갖고 있고 노틸러스효성의 사업 타겟을 미국과 유럽, 아시아지역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신임 조 회장은 이번 인사로 함께 승진한 동생인 조현상 사장과도 선의의 경쟁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조 사장은 1998년 사내컨설턴트 역할을 맡아 구조조정에 대한 자문 역할로 경영에 처음 참여했다. 현재는 산업자재PG장 겸 전략본부 임원을 맡아 활동하며 효성의 주력 사업인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와 시트벨트용 원사, 에어백용 원단부문에서 세계 시장점유율 1위로 끌어올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

또 조 사장은 2007년 세계경제포럼이 선정하는 '차세대 글로벌리더(Young Global Leader·YGL)'로 선정되는 등 형 못지 않는 경영 능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효성 관계자는 "선대 조석래 회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현장 경영에서 한발 물러나지만 그룹 경영의 기본 원칙인 기술과 품질경영 기조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며 "국내외적으로 경영 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경영 리더십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차원에서 이번 인사가 이뤄졌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