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조종사노조가 22일 파업에 들어갔지만 이로 인한 승객 피해는 미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사는 필수공익사업장인만큼 파업 시에도 80% 이상 항공편을 운항해야 하고 회사 측에서도 유휴 인력을 대거 대체 투입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며 결항률을 최소화한 영향이다.
대한항공은 이날 운항 예정이던 221편의 국내외 항공편 중 총 19편이 파업으로 운항이 취소됐다고 밝혔다. 결항률은 약 8.6%다.
국제선과 제주노선은 각각 98%, 91%가 정상운항 했고 다수 대체 교통수단이 있는 국내선의 경우 76%가 일정대로 운영됐다. 구체적으로 국제선 128편 중 4편(나리타 2편·오사카 1편·홍콩 1편), 국내선 75편 중 14편, 화물기 18편 중 1편이 각각 결항했다.
대한항공 측은 이에 대해 "이날 새벽부터 조종사노조 일부가 부분파업을 강행했지만 결항률이 낮아 승객들 불편은 거의 없었다"고 했다. 이어 "항공사가 필수공익사업장인 것도 있지만 회사가 휴가 중인 조종사들을 최대한 복귀시키는 한편 행정보직으로 최소한의 비행시간만 유지하던 인력들을 비행에 투입시킨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또 "여행객들의 장기 계획이 필요한 중장거리 노선은 당초대로 유지하면서 하루 2회 이상 운항하는 단거리 노선을 우선 감편하는 방향으로 파업 영향을 최소화하는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실제 파업 기간 미주·구주·대양주·동남아노선 등 국제선을 전편 정상 운항한다. 일본 나리타·오사카, 중국 홍콩 등 하루에 여러 편 운항하는 노선만 일부 감편한다.
회사는 "이날부터 오는 31일까지 열흘간의 파업 기간 동안 국제선 1293회, 국내선 741회 운항이 예정돼 있는데 각각 일평균 2.4회, 11회 가량 감편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당장 오는 22일에는 국내외 항공편 222편 중 19.5편(결항률 8.78%)이 결항된다. 나리타, 오사카, 사우디행 국제선 항공편의 운항이 취소된다.
대한항공은 자사 홈페이지나 SMS(단문메시지서비스) 등 여러 채널로 결항편을 안내하고 있다. 피해 고객에게는 추가 비용없이 예약을 변경해주거나 별도 위약금 없이 전액 환불 조치를 취하고 있다.
한편 조종사노조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강서구 공항동 본사에서 파업출정식을 가졌다. 총 2500여명의 대한항공 조종사 중 약 170명이 파업에 참여한다. 이 회사 조종사노조가 파업을 벌이는 것은 지난 2005년 이후 11년 만이다.
이 회사 노사는 2015년도 임금협상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 회사는 기본급 1.9%, 노조는 29% 인상을 각각 주장하고 있다.
조종사노조는 전날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29% 임금인상률은 실질적 목표치가 아니라 국제시장과 비교해 낮은 임금을 받고 있다는 대외적 외침"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조종사노조가 고객 편의는 뒤로한 채 일방적으로 파업을 결정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조종사 노조와의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최대한 빠르게 원만한 타협을 이뤄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해나갈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