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지점당 고객이 하루에 평균 10명이 방문할까 말까일걸요. 요새는 온라인·모바일로 대부분의 금융거래가 이뤄지거든요. VIP 고객의 경우에는 저희가 태블릿 PC를 들고 방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요. 그래서 높은 임대료 등을 부담하며 딱히 지역 곳곳에 점포를 분포시킬 이유가 크지 않은 상황이죠." (증권사 관계자)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초대형 점포 설립이 본격화되고 있다. 주요 지역의 지점을 통폐합해 메가 점포를 세워 고객들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금융거래가 점차 온라인·모바일화 됨에 따라 점포를 대형화, 복합화해 비용을 절감하고 차별화된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자기자본 1위의 증권사인 NH투자증권은 지난 19일 강서프런티어지점을 영등포지점으로 통합했다. 내달 2일에는 정자동지점, 남대문WMC, 시지지점을 다른 점포로 합칠 계획이다. 이어 9일에는 테헤란로WMC, GS타워WMC, 한티역점 등 지점 3곳 합쳐 삼성동금융센터를 신설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70~80명 이상의 직원이 상주해 종합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NH투자증권의 대형점포는 NH금융PLUS광화문금융센터, NH금융PLUS영업무금융센터(여의도 지역 위치) 등 기존 2개에서 3개로 늘어나게 된다. 반면 같은 기간 전체 지점은 83개에서 77개로 감소한다.
NH투자증권은 또 지난 19일 세종과 순천 지역에 '브랜치'를 신설, 은행과 증권 기능을 통합한 복합점포를 기존 7개에서 9개로 확대했다. 또 내달 26일에는 평촌점을 복합점포로 개편할 예정이다. 아울러 서울 지역뿐만 아니라 경기(분당), 부산, 충남(천안) 등 지방 거점 도시에도 복합점포를 추가로 세울 방침이다.
NH투자증권의 대형점포는 카드, 은행 등 금융지주 계열사와 연계하고, 자산관리·세무·법무 등 종합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고객예탁 자산 1위 증권사인 삼성증권은 지난 13일 강북금융센터(종로점+명동지점+영업부지점), 삼성타운금융센터(갤러리아점+서초지점+삼성타운점), 강남금융센터(도곡지점) 등 지점별로 직원 100여명이 배치된 대형점포 3곳을 선보였다. 이로써 전체 지점 수는 기존 72개에서 68개로 줄었지만 지점 인원수는 더 늘었다고 삼성증권은 설명했다.
이들 금융센터는 고객들에게 PB, 법인전담RM, 세무·부동산 등 전문가와 함께 본사 차원의 지원이 더해진 팀 방식의 종합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삼성증권은 전했다.
올 연말 미래에셋증권과의 통합 작업 후 자기자본 1위 증권사로 등극하게 될 미래에셋대우는 판교, 강남, 여의도, 대전, 대구, 부산, 광주 등 7곳에 대형복합점포(IWC)를 세울 계획이다.
내년 1월1일 정식 출범하는 통합 KB증권(KB투자증권+현대증권)은 KB금융지주 차원에서 대형점포 개설을 검토 중이다. 현 KB투자증권의 지점 16곳과 현대증권 지점 96곳은 통폐합을 통해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하나투자증권도 내달 2월 중순에 선릉역 인근에 선릉지점, 삼성동지점, 대치금융센터, 대치역지점을 합친 대형 점포 신설을 준비 중이다. 현재 지점 64곳은 연말 인사와 조직개편 이후 구체적으로 지점 통폐합 안이 나오면 그 수가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메리츠종금증권은 2년여 전에 200여명의 직원이 상주하는 초대형 점포로 구조조정을 선도적으로 추진, 안착에 성공한 바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2014년 3월 전국의 19곳 지점을 5개로 통폐합했으며 현재는 대형점포 7곳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아직 초대형 점포 추진 계획을 발표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들도 지점 대형화 추세에 동참하리라고 업계에서는 관측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은행권 지점이 비교적 전국 곳곳에 있는데 반해 증권사들의 지점은 주로 임대료가 높은 수도권에 몰려 있다"며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는 증권사들이 은행들보다 더 발 빠르게 모바일 시대에 맞는 지점 구조조정에 나섰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