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한 검찰 조사가 롯데 일가 전체로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13일 주식시장에서 롯데그룹주가 동반 급락세를 나타냈다.
13일 주식시장에 상장된 롯데그룹 관련 9개 상장사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롯데쇼핑은 전거래일 대비 5.38% 급락한 21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또 롯데제과가 6.97% 떨어진 19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고, 롯데칠성(-1.80%), 롯데푸드(-2.65%), 롯데손해보험(-6.43%), 롯데하이마트(-4.42%), 롯데관광개발(-3.50%), 롯데정밀화학(-2.89%), 롯데케미칼(-3.91%) 등도 하락했다.
검찰은 롯데그룹 비자금 조성 혐의를 포착하고 전방위 수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는 지난 10일 서울 중구 롯데그룹 정책본부와 롯데그룹 계열사 6곳, 임원 주거지 등 총 17곳에 대해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벌였다.
형제의난으로 시작된 롯데 사태가 비자금 의혹에다 역외탈세 의혹, 면세점 특혜 의혹 등으로 번지면서 그룹 전반에 심각한 타격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악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이 여파로 증시 상장을 추진해 온 호텔롯데의 상장도 무산됐다. 이날 호텔롯데는 금융감독원에 상장 철회신고서를 제출, 상장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밝혔다.
호텔롯데 측은 "최근 대내외 현안과 관련해 투자자 보호 등 제반여건을 고려해 이번 공모를 추후로 연기하는 것으로 결정했다"며 "대표주관회사 등의 동의하에 잔여일정을 취소하고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롯데그룹주에 대한 부정적인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호텔롯데 상장으로 기대됐던 자산가치 상승을 기대하기 힘들어 당분간 주가 반등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메리츠종금증권 양지혜 연구원은 롯데쇼핑에 대해 "단기적으로 실적부진이 지속되고 있고 중장기적인 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크게 낮아지고 있다"며 "당분간 주가 상승 모멘텀을 찾기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는 또 "호텔롯데가 상장하면서 지주사 전환을 진행하면 관계기업의 지분매입 및 합병 등으로 자산가치 상승이 부각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검찰조사로 상장이 미뤄졌다"며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