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격해지는 호남 쟁탈전' 더민주와 국민당 '혈투'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의 호남 민심 쟁탈전이 총선을 두달여 앞두고 더욱 가열되고 있다. 

호남은 야권의 심장이다. 광주·전남·전북은 지난 총선 때 단 한 석만을 제외한 모든 지역구에서 야당 의원을 선출했다. 수도권 역시 지역구 인구중 호남출신이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선거구도가 달라진다. 

안철수·천정배 대표를 중심으로 한 국민의당이 호남에 큰 파장을 야기하고 있는 가운데, 더민주는 야권 제1정당으로서 야권의 심장인 호남을 지켜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더민주 '심장을 지켜라'…1주일새 2차례 호남 방문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영입 후 '탈당러시'를 잠재우는데 성공한 더불어민주당은 떨어진 호남권 지지율을 복원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취임 직후인 지난달 30일과 31일 1박2일의 일정으로 광주를 찾은데 이어 국민의당 창당일인 지난 2일에는 전주를 찾았다. 지난달 27일 취임한 후 일주일새 두 차례 호남을 찾은 셈이다. 

그는 광주 5·18 국립묘지를 참배하고, 5·18민주화운동 단체 대표들에게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국보위) 참여 전력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그는 "계엄사령부의 광주 탄압에 대해 절대로, 조금이라도 찬동하지 않는다"며 "결코 저질러서는 안 될 일이 (광주에서) 일어났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탄압을 받던 시대를 겪었고 같이 울분을 토했던 사람으로서, 전문성이 있다는 이유로 국보위에 참여했다"며 "차출돼 나라를 위해 일을 했지만 국보위에 참여한 것은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광주와의 인연도 강조했다. 그는 "6·25 한국전쟁 당시 광주로 피난을 와 국민학교와 중학교 1학년까지 마친 뒤 다시 서울로 올라갔다"며 "외가도 이 근처다. 광주와 인연이 깊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일에도 전주를 찾아 지역 기자들과의 간담회를 갖고 "국민들에게 지지를 받고 총선승리와 집권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읍소했다. 국민의당을 향해서는 "당을 분열시키고 나간 이들인데 통합이 가능하겠느냐"고 각을 세웠다. 

◇국민의당 '바람아 불어라'…安 2달새 4번 방문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역시 지난해 12월13일 더민주를 탈당한 후 지금까지 4차례 호남을 찾는 등 호남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탈당 직후 첫 지역 행보로 지난해 12월17~18일 광주와 전주를 방문한 그는 자신의 지지세력인 '시민 네트워크 무등' 창립대회에 참석하며 세 몰이에 나섰다. 

국민의당은 안풍(안철수바람)의 진원지이자 야권의 심장인 이곳에서 부는 바람을 전국적인 태풍으로 키워가겠다는 심산이다.

호남은 이미 국민의당에 큰 힘을 실어줬다. 

호남에서는 광주 8석 중 6명, 전남 10석 중 4명, 전북 11석 중 2명이 더민주를 이탈했고, 이중 10명이 국민의당으로 향했다. 

지난달 말 '호남개혁정치'를 복원하겠다며 신당을 추진 중이던 천정배·박주선 의원과의 통합을 이뤄낸 것도 국민의당의 호남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는 4일 지도부 출범 이후 첫 지방일정으로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했다. 

이들은 이날 망월동 구묘역을 참배, 전두환 전 대통령의 1982년 전남 담양군 방문을 기념한 '민박기념비'를 밟고 지난 후, 구묘역에 안장된 고(故) 이한열 열사 묘역을 찾았다.

안 대표는 이날 방명록에 "역사의 고비마다 희생과 헌신으로 바른 길로 이끌어 줬다. 이(5·18) 정신을 계승해 바른 정치를 하겠다"는 글을 남겼다.

◇국민의당 현역 이적에 더민주 김홍걸 영입'맞불'

더민주는 호남권 인재영입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출생지 전남 화순), 오기형 전 변호사(화순) 김병관 웹젠 이사회 의장(전북 정읍), 이수혁 전 6자회담 수석대표(정읍) 등이 더민주에 영입됐다. 

고 김대중 대통령(DJ)의 3남인 김홍걸씨를 영입한 것도 호남 민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더민주는 김홍걸씨 영입으로 '호남 정통성'을 주장할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김씨는 입당식에서 "더민주는 아무리 당명이 바뀌었어도 DJ 정신과 노무현 정신이 합쳐진 60년 야당의 정통 본류"라며 더민주에 힘을 실었다.

지난 2일 오후에는 더민주 영입인사들이 총출동한 '더불어콘서트'도 열렸다. 이 자리에는 2000여명의 청중이 참여, 성황을 이뤘다. 

국민의당 역시 열심이다. 현재 호남 29석 중 10석을 차지한 국민의당은 호남제1당을 노리며 인재영입에 열성이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전주), 김광호 보령제약 전 대표(보령), 손금주 전 서울중앙지법 판사, 정표수 예비역 공군소장 등 호남출신 인재 20명 안팎이 최근 국민의당에 참여했다.

호남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호남의 경우 일여다야의 구도로 선거가 치러질 상황인데 야권 세가 강하기 때문에 사실상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한판승부를 벌이게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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